|
|
| |
| |
|
| name |
문화일보 |
| subject |
국제결혼가정 자녀 4만명 시대… 정부, 교육대책 ‘뒷짐’ |
| home |
없음 |
|
|
국제결혼가정 자녀 4만명 시대… 정부, 교육대책 ‘뒷짐’
언어·문화 차이 학습 부진… 43%가 “나는 외국인”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할지 몰라서 막막해요” 한국인과 결혼한 필리핀인 마졸린(여·33)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 교육문제만 생각하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국어가 서툴다보니 아이가 책을 읽다가 물어보는 쉬운 단어조차 설명해주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마졸린은 “한국 학생의 경우 학교에 들어가기 앞서 여러 교육을 시키는데, 그런 아이들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국제결혼가정 자녀 4만명 시대 =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도 급증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제결혼가정 자녀는 4만4258명으로 2006년 2만5246명에 비해 1만9012명이나 늘었다. 국제결혼가정 출신 초등학생 역시 2007년 1만3445명으로 2년 전 6121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6세 이하의 자녀도 2만6445명에 달해 앞으로 2~3년 새 국제결혼가정의 초등학생 수는 대폭 증가하게 돼있다. 그러나 국제결혼가정 자녀의 경우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학습능력이 부진한 경우가 많다. 행자부에 따르면 취학연령의 국제결혼가정 자녀 1만7813명 중 75.5%만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학교 다니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실태를 조사했던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조영달 교수는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어도 독해와 어휘력, 쓰기와 작문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언어문제와 함께 생활문화적 차이가 학습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 방향도 못 잡은 정부 대책 = 학습부진과 부적응으로 국제결혼가정 자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대책은 아직 큰 방향조차 못 잡은 상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부터 12개의 시범학교를 통해 국제결혼가정 자녀를 위한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국제결혼가정 자녀를 위한 교과서나 교육과정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여성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아동양육지원사업 역시 올해 2160개 가정만 지원받을 수 있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제결혼가정 자녀 교육을 위한 대책은 이제 시작 단계”라면서 “큰 틀에서 동화정책으로 갈지, 아니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샐러드볼’ 정책으로 갈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국제결혼자녀들의 한국인 정체성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대 청소년복지학과 정하성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국제결혼가정 자녀 중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6.7%에 그쳤고 43.3%가 스스로를 외국인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의 오성배 연구위원은 “30~40년 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국제결혼가정과 관련될 것”이라면서 “초등학교부터 시작된 격차가 누적돼 결국 소수의 집단으로 묶여 사회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