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사회편견 여전… 저임·체불-의료 사각지대 국내체류 외국인의 ‘그늘’
 대한민국에서 외국인은 다 같은 외국인이 아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는 미녀들은 어디에서나 환영받지만 피부색이 짙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기피 대상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 혼혈인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다. 크레파스나 물감 색깔 중 ‘살색’이라는 표현이 인종차별이라는 이유로 ‘살구색’으로 바뀌었지만 살색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은 여전히 뿌리깊다는게 중론이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국가경쟁력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인종 차별 문제와 관련, 조사 대상 55개 국가 중 51위를 차지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도 지난 7월 우리나라에 대해 단일민족에 따른 인종 차별 주의를 철폐할 것을 권고했다. CERD는 “한국이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것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인종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순혈, 혼혈 같은 말도 인종적 우월주의를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2세, 혹은 아시아 이주노동자 자녀를 일컫는 ‘코시안(Korean+Asian)’이라는 표현도 논란을 낳고 있다. 당초 국제결혼 자녀와 이주 아동들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말이지만 최근에는 또다른 차별적 용어로 쓰이기 하기 때문이다.
여성 결혼이민자와 자녀들이 겪는 가정과 사회에서 겪는 고통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가부장적 문화에서 말과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결혼이민자들은 종종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천안시에서 베트남 출신 마이가 늑골 18개가 부러진 상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베트남 내에서 심각한 외교·문화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베트남(여성),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라는 국내 한 현수막 사진은 2007년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에 실렸다. 결혼 브로커들에 의해 ‘매매’되는 동남아 여성들의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보고서는 “한국인들이 동남아 저개발국 여성들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영세사업장 등에 취업한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인권유린행위와 임금체불로 고통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22만명의 불법체류자를 비롯해 상당수 외국인 노동자들은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은 다민족 사회의 변화 속에서도 소외되고 있어 추석같은 명절도 서글프다. 이주노동자 A씨는 “한국인 명절이니 외국인들은 일하라”는 지시에 따라 특근을 했다. 한국 전통 문화에서 배제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고유 민족 전통도 못 챙긴다. 정작 무슬림 등 다른 민족의 명절까지 챙겨주는 사업장은 드물기 때문이다.
정혜승기자 hsjeong@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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