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페이지*
  로그인
 
name    문화일보
subject    아내 나라 말 한마디에 행복은 두배
home    없음

아내 나라 말 한마디에 행복은 두배” 
 
베트남 부인 맞은 한국남편들 ‘베트남어 배우기’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베트남 부인을 맞았으니 베트남어를 하는 건 기본이죠” 지난달 29일 오후 12시30분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는 ‘아내 나라 말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편들의 베트남어 발음 연습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미 2시간의 수업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헷갈리는 베트남어 발음을 물어보는 남편들의 질문에 수업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3월에 베트남 신부와 결혼한 권순재(39·회사원)씨는 “베트남어로 ‘밥 먹었어’라고만 물어도 부인이 너무 좋아한다”며 “짧은 베트남어 한마디에 서로 너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권씨는 “베트남어로 처가 식구와 전화 통화하는 게 목표”라며 “평생을 같이 할 사람인데 상대방을 아는 노력은 특별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지만 타민족과 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은 여전히 뿌리 깊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여자와 결혼한 남편을 위한 베트남어 교실과 몽골인 근로자의 자녀를 위한 몽골학교가 개설되는 등 다문화사회를 향한 작지만 뜻 깊은 움직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내 나라 말을 배우는 남편들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베트남 여성과 국제결혼한 남편들을 위한 베트남어 교실을 매주 토요일마다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어 교실에는 한국인 남편 6명이 1년6개월 넘게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지 3년째인 이국환(46)씨는 “원래는 한국어 수업을 받는 부인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부인들이 남편의 베트남어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릴 정도로 열성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국제결혼한 여성을 교육이나 지원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상대 남성도 부인의 문화를 배우면서 상호 소통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한국화’를 강요하는 것만으로는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몽골인 근로자 자녀 교육하는 몽골학교 = 몽골인 근로자의 자녀를 위한 외국인학교인 ‘재한 몽골 학교’ 역시 다문화사회를 준비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2005년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몽골학교는 몽골어와 한국어로 중학교까지의 수업을 진행하며 지난 3년간 2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국어가 서툴러 학교에 다니기 힘들거나 한국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몽골 학생들도 몽골학교를 통해 한국 사회에 적응해가고 있다. 2004년 9월에 한국에 온 빌쿰바타르(16)는 “한국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던 친구들도 있지만 몽골인으로 한국에 사는 게 좋다”며 “한국의 대학교를 졸업해 한국과 몽골을 오가며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옥 몽골학교 행정실장은 “이미 몽골인들은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몽골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한국 사회에 적응도 빨리하고 다문화사회를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해외에는 다양한 정체성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면서 “한국도 다문화사회를 준비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name password memo
          

▲ prev "다문화가정 자녀교육.교사준비 태부족"
▼ next ‘피부색’ 사회편견 여전… 저임·체불-의료 사각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