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도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는 도내 결혼부부 10쌍 가운데 1.5쌍 꼴인 657명이 외국인을 배우자로 맞았다. 대개는 제주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형태다.
올 상반기 현재 도내 국제결혼 이민여성은 76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자녀수도 394명에 이르고 있다. 제주사회가 급속도로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음이다.
문제는 우리의 인식과 제도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럴수록 국제결혼 가족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민여성들은 경제적 문제, 언어차이, 자녀양육 문제를 가장 큰 고민으로 꼽고 있다.
이들 역시 엄연한 제주도민이요, 삶의 기쁨과 슬픔을 같이할 이웃들인데도 말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들 자녀들이 새로운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제주도와 도교육청이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초등학생 자녀들의 경우 언어 학습능력의 취약, 정체성의 혼돈, 대인관계 형성의 소극성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의 기초학력 미달비율도 5.7%로 일반 초등생 1.45%보다 4배가량 높았다.
현재 국제결혼 자녀 초등생 108명인 상황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만 해도 이렇다. 따라서 앞으로 취학생 수가 더 늘어나는 상황을 가정하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 ‘코시안(Kosian·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 태어난 2세)’이란 차별과 놀림도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초등단계에서부터 국제결혼 자녀들에게 학습결손이나 대인관계의 폐쇄성을 갖게 해선 안 된다.
세계시민을 표방한 사회통합 노력이 절실하다. 다민족 다문화를 이해하는 시민교육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그 전제는 국제결혼 이민자와 자녀들을 정겨운 우리 이웃으로 보듬어 나가는 것이다.
그래야 이들 자녀가 지역발전의 주역으로 당당하게 자랄 수 있다.
도정과 교육당국의 실천적 방안을 주목한다.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은 내형적 세계화와 함께 가야 가능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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