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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기독교타임즈
subject    "예뻐요, 이 사람. 항상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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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태국 여자, 이 부부가 사는 이야기

박왕영(47세) 씨는 대전에서 택시 운전을 한다. 그에겐 아내와 이제 5살 된 딸 은혜가 있다. 남들보다 훨씬 늦었던 결혼, ‘내 반쪽이 있기나 할까?’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박왕영 씨의 반쪽은 아니나 다를까 먼 타국 땅, 태국에 있었다. 조금 더 일찍 만나지 못한게 아쉽지만 그래도 첫 눈에 알아본 그의 반쪽, 박오사 씨(41세). 느즈막히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한국 남자 박왕영 씨와 태국 여자 박오사 씨는 서로 보기만 해도 웃는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어도 그들은 지금 참 행복하다.


만난지 20일, 그들은 부부가 됐다
마흔이 넘은 나이, 하지만 박왕영 씨에겐 퇴근 후 집에서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와 막 지은 밥을 해놓고 기다려줄 아내가 없었다. 그런 그가 안타까웠던 사모님은 그에게 장가 좀 가라고 부추기면서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그 당시 알고 지내던 목사님께서 태국에서 공부를 하고 계셨어요. 사모님은 여기 한국에 계시고요. 근데 제가 장가도 안가고 이러고 있으니까 어느 날은 사진 한 장을 내미시면서 어떠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딱 보니까 그냥 예쁘대요. 그래서 태국으로 데리러 갔죠, 뭐.”
그 때 당시 목사님이 지내고 있던 집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도우며 1년 정도 함께 지내던 박오사 씨는 그렇게 박왕영 씨를 만났다. “내 사진 보냈어요. 그리고 이 사람 사진 여기로 왔어요. 그래서 사진 봤어요. 괜찮았어요. 좋았어요. 그러고 만났어요. 이 사람, 예뻤어요.”
서로의 언어는 달라 말은 통하지 못했지만 첫 눈에 그들의 마음은 통했다. 그렇게 박오사 씨를 한국으로 데리고 와 결혼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20일. 너무 짧게 보고 섣불리 결정한 것은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만나기까진 40년도 넘는 시간이 걸렸다.


“태국은 덥고 한국은 추워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 사람 있어요”
누나와 4형제, 반대하는 사람 한 명 없이 박왕영 씨의 가족들은 오사 씨를 따뜻하게 가족으로 맞아줬다. 모든 것이 서툰 오사 씨를 형수들 또한 친동생처럼 챙겨줬고 그들의 결혼을 함께 기뻐했다. 그렇게 한국으로 왔지만 한국말 한 마디 하지 못했던 오사 씨는 남편 왕영 씨와 손짓 발짓 해가며 의사소통을 했다. 처음엔 어딜 가든 함께 갔다. 시장도, 잠깐 밖에 나갈 때도. “시장, 처음엔 못 갔어요. 이 사람 같이 갔어요. 그런데 지금은 혼자 다닐 수 있어요. 이거 뭐예요? 이건 뭐예요? 계속 물어봐요. 그럼 대답해줘요. 이거 미나리. 이거 콩나물. 그래서 인젠 다 알아요.”
대전외노센터에서 일주일에 2번, 무료로 한글을 가르쳐줄 선생님을 집으로 보내줘 우리말을 배우고 있는 오사 씨는 이제 중급반을 들을 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래도 아직은 낯설고 모르는게 많아 한글공부와 주일에 교회 가는 것 외엔 거의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어린이집에 갔다가 오후에 돌아오는 딸 은혜와 시간을 보낸다. “태국 더워요. 한국 추워요. 한국 눈도 와요. 태국 눈 안 와요. 한국 산도 많아요. 다 새로워요. 그래서 재밌어요. 다 괜찮아요.”
날씨도 춥고, 친구도 없고, 부모님도 없는 이곳이지만 연신 괜찮다고 오사 씨는 말한다. 항상 잘해주는 남편 왕영 씨가 있어 그녀는 여기 한국 땅이 좋다고 말한다.


태국에 계신 앞 못 보는 엄마, “보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한국 와 처음 먹어보던 청국장도 오사 씨는 너무 맛있었단다. “미역국 제일 맛있어요. 도라지, 삼겹살도 맛있어요. 남편 청국장 좋아해요. 나도 좋아해요. 냄새 괜찮아요.”
식당을 하는 교회 집사님에게 한국 음식을 배웠다는 오사 씨의 한국 음식 솜씨는 남편 왕영 씨의 입맛엔 이보다 딱인게 없다. 그렇게 거듭 웃으며 좋다는 말만 반복하던 오사 씨는 태국에 계신 부모님 보러가고 싶지 않냐고 묻는 질문에 가고 싶다고 대번에 답했다. “엄마 눈 안 보여요. 동생이랑 살아요. 걱정돼요. 가고 싶어요. 그런데 맨날 못 가요. 전화 많이 해요. 전화로 인사하고 얘기해요.”
오사 씨의 어머니는 앞을 보지 못한다. 은혜를 낳고 3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친정 나들이를 한 오사 씨. 왕영 씨는 일이 있어 태국길에 동행하지 못했다. 그 때 딸과 손녀를 보고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동생과 함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오사 씨는 같은 하늘 아래 없는 어머니가 늘 걱정이다.
“그래서 기도 많이 해요. 한국 오기 전에도 기도 많이 했어요. ‘어머니 건강하세요’ 기도해요. 동생이랑 같이 잘 있으라고 기도해요. 그리고 남편 운전 안전하게 잘 하고 돈 많이 벌라고 기도해요.(웃음)”


찬양 호출! 부지런히 달려 우리 3식구 행복하게…
남편 왕영 씨는 새벽 1시에 나가 오후 3-4시까지 택시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딸 은혜도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에 갔다가 5시 30분이면 온다. 그렇게 많지 않은 식구가 한 자리에 모여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남짓. 새벽에 다시 나가야하는 왕영 씨가 오후 7시 30분경이면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다. 잠깐 집에 들어와 쉬어 가는 정도지만 왕영 씨는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을 오사 씨, 딸 은혜와 꼭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한국운전기사선교회 대전지역회에서도 활동하는 왕영 씨의 택시 뒷 창문엔 ‘찬양 호출’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대전만 해도 선교회 회원이 2백 명이나 돼요. 한 달에 한 번씩 체육대회도 하고 부부세미나도 하고. 수해난 지역에 시간 되는 개인 택시기사들 모여서 봉사활동도 다니고 그래요. 나는 그냥 시간 있을 때 가끔씩 참여하고 그러는 정도죠, 뭐.”
집 근처 용문장로교회에 다닌 지 이제 7-8년 정도 됐다는 왕영 씨. 3가족이 주일날 교회에 함께 다녀오는 것도 그들 가족에겐 귀한 시간이요, 큰 행복이다. 결혼해서 지금껏 단 한 번도 부부싸움이란걸 해본 적이 없다는 박왕영·박오사 씨 부부.
“사십 넘어 한 결혼인데 뭐. 그리고 이 사람 멀리서 여기까지 와 잘 살아주고 있고. 싸울 일이 있나. 그냥 지금처럼 나는 택시 운전 잘 하고, 이 사람은 집에서 은혜랑 같이 나 잘 기다려주고, 주일엔 교회 가고. 그렇게 살면 잘 사는거지 뭐.”
더 이상 서로에게 바라는 것 없이 있는 그대로로 만족하는 그들. 그렇게 한국 남자와 태국 여자는 가족이 된 지금이 더없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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