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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함께 하는 사회 多문화 가정시대] 그들 아닌 우리되게 통합교육 서둘러야



경북 예천군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경재(가명·8)군은 친구 하나 없는 이른바 '왕따(집단따돌림)'다. 학교를 마치면 방에 틀어박혀 종일 컴퓨터 게임만 한다. 경재는 "같은반 학생들이 엄마 이름이 이상하다고 늘 놀리고 나보다 말을 잘 못하는 엄마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경재 엄마의 고향은 베트남이다.

전남 여수에 시집온 필리핀 출신 A씨(28)는 한국에 온 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매우 서툴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딸이 재잘거리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지만 알아듣는 말이 절반도 안된다고 한다. A씨는 "한그을교실 못 간당께. 가족들이 가지 말라고 시러해요.일만 하라코 해"라고 말했다.

이주민여성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은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밖으로 나가기 싫어하고 결혼이주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는 커녕 집안에서 가정폭력과 무관심에 시달리는 등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다문화 가정이 우리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언어와 직업교육, 사회적응훈련 등 통합교육이 관건이다. 외국인 엄마의 미숙한 한국어 표현으로 자녀의 언어발달이 늦고 심지어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회부적응 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5년 7월 발표된 보건복지부 결혼이주자 실태조사에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가운데 17.6%가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형편이 나은 일부 다문화가정 부부는 젖먹이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보다 일찍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해서라도 엄마의 가정교육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어려운 살림형편 탓에 매달 수십만원씩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이들을 방치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경북지역 경우 최저생계비(4인 기준·월 120만5000원) 이하를 버는 가정이 42%나 됐고 월평균 가구소득 100만∼199만원을 버는 가정이 37%로 조사됐다.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경제난 등으로 경북에서는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 건수가 2004년 75건, 2005년 117건, 2006년 228건으로 매년 배 가까이 급증, 가정 파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대해 강원대 김민정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한국어를 배우기 힘든 결혼이주 여성의 현실과 한국말에 서투른 아내에게 자녀교육을 떠맡기는 남편, 다문화가정에 무관심한 사회가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은 물론 취업교육까지 포괄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설립된 평택대학교 부설 다문화가족센터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중 하나다. 국제결혼가족, 외국인 노동자가족, 새터민 등 내국인과 외국인 가족 등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및 프로그램개발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일부 사회단체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시행중인 한국어 교육도 초등학교와 평생교육원 등 공교육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구·평택=김재산 김도영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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