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주년―다문화 가정시대 함께하는 사회로] 결혼 이주여성 소중한 이웃 성공적 정착 모두가 나설때
 “푸른 하늘에 낙엽을 비춰봐요. 아름답죠?/푸른 하늘에 돌멩이를 비춰봐요. 그래도 아름답죠?/푸른 하늘은 몽골 초원서 까매진 내 얼굴도 똑같이 감싸줍니다/우리 동네 어른들도 저를 예쁘게만 보아주지요”
2003년 한국에 시집온 몽골 출신 어두건 도(28·충북 음성군 금왕읍)씨가 자신이 쓴 시를 한국어로 낭독한 후 수줍어한다. “이젠 한국 말을 제법 하지만 보통 엄마들만큼 아이들 숙제를 제대로 못봐줘 마음 아프다”며 “시를 배우는 것도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충북 음성군 금석리 금왕노인복지관이 운영하는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 결혼이주자 여성 6명이 한국인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시 읽기, 편지 쓰기 학습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에 온 지 짧게는 1년, 길게는 6년째인 20대 초·중반의 베트남,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출신들이다.
다문화 가정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결혼이주 여성들은 가난과 불화, 제도와 관습의 차이, 사회의 차별적 시각 등으로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남의 읍 지역에 사는 베트남 출신 여성(24)은 “시집온 지 3년이 넘었지만 한글교실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며 “남편과 시어머니가 집 밖에 나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말했다. 달아날까봐 두려워 아예 외출을 막는 것이다.
권미주 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팀장은 “결혼이주 여성을 가족과 남편에 종속된 존재가 아닌 ‘시민권’을 가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보는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며 “다문화 가정 아동들의 언어 발달이 늦은 책임을 한국어에 서투른 엄마 탓으로 돌리지 말고 가족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9일 “한국인 배우자와 이혼한 뒤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결혼이주 여성과 자녀들을 보호·지원하기 위해 외국인 등록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다문화 가정의 뼈대가 되는 결혼이주 여성 등을 위한 효율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김연균 기자 hrefmailtoykkim@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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