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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동아일보
subject    [새 이웃사촌 ‘다문화 가정’]<下>이주여성 지원정책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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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지 7년 된 베트남 여성 쑤언(28·전북 진안군) 씨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이다. 그러나 어디에 일자리가 있는지,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알 길이 없다. 그가 사는 지역의 지원단체들은 한국어교실에만 치중할 뿐 취업 정보나 기술 교육은 제공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이주여성을 빨리 정착시키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 어디서 기술을 배울 수 있는지, 어떤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등 궁금한 것이 많은데 마땅히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없어요.”》 

○ 조기 적응 지원에 초점 


정부의 이주여성 지원은 1990년대 말 여성 이주노동자와 성매매 외국인 여성을 돕는 데서 출발했다가 2000년대 중반 결혼이주여성으로 정책 대상을 전환했다. 


2006년 여성가족부,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등 14개 중앙 부처가 종합적으로 내놓은 ‘결혼이민자 가족 사회통합 지원방안’은 △이주여성 조기 정착 지원 △아동 학교생활 적응 지원 △생활안정 지원 △탈법적 국제결혼 중개 방지 △가정폭력 피해자 체류 지원 △사회적 인식 개선 △업무추진체계 구축 등 7개 분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장 관심을 쏟는 분야는 한국어 교육, 요리 강습 등 이주여성이 빨리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2006년 여성개발원이 822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 이주여성 지원 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 한국어 교육이 608개(74%)로 가장 많았다. 요리강습(44.6%), 전통문화 체험(34.7%), 예절 교육(24.0%)이 뒤를 이었다. 반면 취업 교육, 법률 지원, 의료 상담은 각각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이선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이주여성 대책은 불균형 상태에 있다”면서 “이주여성이 빨리 한국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공급 과잉인 반면 어느 정도 한국 생활에 익숙해진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인권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은 태부족”이라고 지적했다. 


○ 외국어 서비스 강화해야 


2년 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레나(24·충북 단양군) 씨는 자신이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이주여성이라도 한국에서 자녀를 낳아 키우고 있으면 생계·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2006년 3월 관련법이 개정됐다는 사실을 동향 친구가 알려준 것이다. 그가 사는 지역에 있는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는 우즈베크어를 할 줄 아는 상담원이 없다. 


지난해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이주여성들이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되는 경로는 동향 친구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시민단체에서 자국어 소통이 가능한 상담원에게서 전해 듣는 경우다. 


여성가족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국 21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중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를 제외한 다른 국가 언어를 구사하는 상담인력이 있는 곳은 40%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 문화 교류로 이어져야 


대다수 이주여성의 생활 반경은 가정에 머무르기 때문에 한국 사회와의 교류가 제한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친교 네트워크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여성 후견인과 자매결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지자체는 ‘친정어머니’ ‘언니’의 역할을 하는 한국 여성을 모집해 이주여성과 월 1회 이상 교류하는 ‘멘터링’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멘터링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 형식적인 결연에 그치고 있으며 이주여성에 대한 한국 여성의 일방적인 후원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대 김민정(문화인류학) 교수는 “이주여성 대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한국인과 이주여성 간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이주여성이 출신 국가의 요리, 공예품 등을 전시할 수 있는 지역행사를 자주 마련하는 등 기초적인 수준의 문화교류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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