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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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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아주러 오는 게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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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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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은 가정부가 아니라 당신의 아내입니다.’
레티마이투(22)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 ‘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근교에서 집안 농사일을 돕다 2005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이주여성이다. 레티마이투는 최근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시댁의 압박 때문에 고민하는 이주여성을 상담한 적이 있다. 이 여성은 딸을 출산했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바로 “아들을 낳자”고 요구했다. 그 여성은 “어떻게 바로 애를 또 낳을 수 있냐”며 “둘째는 더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러자 남편은 “당장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이혼을 요구했다.
레티마이투는 “‘자식을 더 낳아라’ ‘아들을 꼭 낳아야 한다’는 시댁의 요구로 괴로워하는 이주여성이 참 많다”고 했다. 그는 “이주여성은 행복을 찾아 한국에 왔다”며 “애를 낳는 기계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주여성이 사회적 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편이 집안일만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다”며 “아내를 가사도우미로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주여성은 보통 자녀가 3~4살이 되면 놀이방에 보내고 직업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편은 반대한다. 그는 “남편이 집안일을 중요시하는 것에 비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인 한국어 교육은 대부분 외면하고 있다”며 한국인 남편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왜 많은 남편들이 아내를 아내로 대해주지 않을까. 레티마이투는 “남편들이 결혼할 때 돈을 많이 썼기 때문에 아내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많이 들여서 데려왔기 때문에 존중하지 않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존재로 아내를 바라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결론은 “아내를 존중하라”는 것이다. “외국인 여성들은 한국어도 못하고 한국문화에 익숙하지도 않아서 아기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레티마이투는 아내를 믿지 못하는 남편에 대해 한마디했다. “아직도 남편과 시어머니가 외국인등록증을 본인에게 주지 않고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서로 신뢰하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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