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name |
국민일보 |
| subject |
[불법체류자 자녀들 ‘위기의 봄’] “신학기 기대했는데…”울먹 |
| home |
없음 |
|
|
"올 봄이면 5학년이 돼서 새 친구들도 만날줄 알았는데…. 아예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면 외롭고 속상할 것 같아요."
안산원곡초등학교 4학년인 뜨구(12·인도네시아·사진)는 겨울방학이 끝나는 게 두렵다. 3월이면 5학년에 진학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나 진학은커녕 한국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27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코시안의 집'에서 만난 뜨구는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는 소식에 무척 침울해 있었다. 2006년 정부가 만 15세 미만 불법체류자 자녀들도 합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2년간 한시적으로 부모들에게 체류를 연장해줬지만 다음달 28일이면 이 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2006년 체류연장 허가 당시 초등학교 3학년에 입학한 뜨구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한국에서 가졌던 외로움에서 벗어났고 여느 한국 아이들처럼 학창 생활을 즐겼다고 했다. 뜨구는 "학교 일과가 끝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함께 PC방을 가는 게 참 좋았다"면서 "한때 한국인 동급생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있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또 국어 과목을 가장 좋아해 시험에서는 늘 100점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마음 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뜨구는 새학기부터 다시 학교에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뜨구는 "집에 있는 것보다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영광이도 부모님이 스리랑카 출신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뜨구와 똑같은 이유로 학교를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미 영광이 가족은 출입국 관리사무소로부터 스리랑카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몽골 출신의 빌궁은 2월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부모님이 모두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정부는 불법체류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강제추방 대상이지만 그 자녀들은 단속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모가 추방되더라도 아이들은 계속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설명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는 부모가 단속되면 가족 모두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실제 몽골 출신으로 아버지는 일시체류허가를 받았지만 어머니는 받지 못한 슈레(17)·얼슈허(16) 형제는 지난 18일 어머니가 단속에 걸려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3일 뒤인 21일 가족 전체가 출국해야만 했다.
몽골에서 누나와 함께 한국에 온 어융벌드(16)는 지난해 초 서울 정동한글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려 했지만 비자가 없고 부모님이 한국에 함께 살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했다. 어융벌드는 입학이 불가능해지자 가족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현재 지방에 있는 공장에서 일하며 혼자 생활하고 있다.
부모가 국제결혼을 해 한국 국적을 가졌지만 일선 학교에서 편·입학을 거부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몽골인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와 결혼해 한국인의 아버지 호적에 입적한 자야(17)는 2006년 12월 정식으로 한국인이 되면서 중학교 3학년 편입을 시도했지만 끝내 좌절했다. 자야의 가족들은 자야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다른 복잡한 서류들을 준비한뒤 다시 편입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학교 측이 "몽골에서 월반을 했다는 증명서를 첨부하라"는 이유를 들이대며 편입을 거부했다.
안산 코시안의 집 김양혜 총무는 "이주민 자녀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부모의 불안한 신분 때문에 마음을 졸이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아이들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 교육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안산=노용택 기자 nyt@kmib.co.kr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