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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제노포비아

"불법체류자에 무슨 인권" 극단 주장도
(제노포비아=이방인에 대한 혐오현상)


◆ 다문화사회 접어든 한국 < 4 > / 전문가 의견 ◆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2만947건. 5년 전인 2002년 8046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에 의한 범죄가 늘면서 반사적으로 생겨날 수 있는 범죄현상이 있다.

바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 범죄. 낯선 것 혹은 이방인이란 의미의 `제노`와 싫어한다는 뜻의 `포비아` 합성어인 제노포비아 현상은 이미 서구에서는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방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현상은 심해질 경우 외국인, 이방인에 대한 무차별적 폭행 등 범죄행위로까지 나타난다. 제노포비아로 가장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와 독일이다.

지난해 여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45㎞ 떨어진 뮈겔른 마을축제에서는 50명의 독일 젊은이가 인도인 8명을 집단 폭행해 12명이 다쳤다.

현지 언론은 폭행한 독일 젊은이들이 외국인 혐오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대에서 연수를 받던 한국인 김 모 사무관(45)이 자신의 집에서 괴한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러시아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 혐오 범죄가 빈발해 2006년에만 외국인 539명이 피습을 당해 54명이 숨졌다.

국내에선 명확히 제노포비아 범죄라 할 만한 사건은 아직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주 모씨는 아내가 가출하자 외국인 여성 3명을 살해하는 등 유사 제노포비아 범죄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이 외국인 체류자 5명 중 1명으로 2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에 대한 시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불법체류자나 외국인 범죄 관련 뉴스에 대한 댓글은 이미 의견을 넘어선 폭력적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아이디 `zxc5217`을 쓰는 네티즌은 "불법체류자에게 무슨 인권이냐, 살인강도죄에도 진수성찬과 자유를 주라"며 감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네티즌(elmobabyyo)은 "안산 원곡동과 구로구 가리봉동은 밤에 못 돌아다닐 정도로 위험하다. 치안이 엉망이 돼가는데 불법체류자 추방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동조했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시위 등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는 회원 수 600명 이상을 보유한 `불체자추방본부`를 비롯해 불법외국인노동자대책참여연대, 전국민불법체류자 추방운동본부 등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지난해 말에는 10명 내외의 20~30대 젊은이들이 서울 외국인출입국사무소 앞에서 `불법체류자 강력단속 추방`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불법체류자 단속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 다문화 전문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럽과 같은 형태의 제노포비아가 만연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이들에 대한 반감이 유색인종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내는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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