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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열린사회] “신명난 아리랑…베트남 신부도 덩실덩실”

'모두가 하나 된‘설날 외국인 큰 잔치’


손에 손잡고 모두 무대로

강강수월래하듯 일제 합창

안부 묻고 덕담도 나누고

“이제 한국사람 다 됐어요”


민족 최대 명절 설날, 고향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신명난 잔치 한판이 벌어졌다. 70대 중국동포 노인, 인도네시아에서 온 근로자, 파키스탄에서 시집 온 다문화 가정주부가 모두 하나되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만면에 웃음꽃을 활짝 피운 채 그들은 무대 위로 뛰어나와 아리랑을 함께 불렀다. 그 모습은 우리 민족의 신명 그대로였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들은 신명에 다른 피부색의 사람과 서슴없이 손을 잡았다. 그들은 한가족이 됐다.


6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는 지구촌 사랑나눔이 주최하고 국민은행과 헤럴드미디어가 후원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설날 외국인 큰잔치’가 열렸다. 1만5000석 규모의 경기장 안 1층 관중석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 외국인 근로자는 시작 한 시간 전 어느 새 5000여명을 훌쩍 넘겼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그들은 간혹 보이는 지인에게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눴다. 그리고 서로의 언어로 큰 잔치의 서막을 기대하며 화려하게 꾸며진 대형 무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후 2시 오프닝 공연을 위한 중국 1급 가수 장미옥 씨 자매의 노래 선율이 울렸다. 체육관 안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옌변 내 고향 노래”라며 중국 동포 장모(37) 씨 등 서너명은 축제에 취한 듯 자리를 박차고 너른 마당으로 나갔다. 어깨춤을 덩실 추기 시작했다. 그는 “내 고향에서는 설날이면 온 동네 사람이 모여 노래 부르고, 춤 추고 한바탕 잔치를 연다”며 노래가 끝날 때까지 설 기분을 한껏 냈다.


오프닝 공연이 끝나자 인도네시아 등 40개국의 국기와 국가명을 적은 피켓을 든 행렬이 무대 중앙으로 올랐다. 외국인 근로자는 일제히 무대 중앙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축제의 사회를 맡은 지구촌 사랑나눔 이선희 목사는 “부모가 계시는, 가족이 기다리는 여러분의 나라”라고 소개를 했다. 이어 공식 후원자인 국민은행 최인규 부행장의 개회 선언이 이어졌다. 수십발의 축포가 울려퍼졌다. 오색 종이 꽃가루가 무대 위를, 외국인 근로자의 박수와 함성은 체육관 안을 가득 채웠다.


지구촌 사랑나눔 김해성 목사가 “여러분의 고향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리운 고향의 노래를 즐기십시오. 시름을 털어내고 함께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축사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됐다. 그 시작은 역시 ‘아리랑’이었다.


아프리카 민속공연단 ‘Strong Africa’가 무대에 올라 제2부 ‘어울림 한마당’의 막을 올렸다. 토속적인 아프리카의 리듬에 고개짓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는 곧이어 울려퍼진 아리랑 선율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한 손에 형광봉을 들고, 또 한 손으로는 옆사람의 손을 잡은 채 무대 앞마당에서 원을 그렸다. 파키스탄에서 왔다는 한 근로자는 아이를 목마 태우고 마당 전체를 누비고 뛰어다녔다. 그는 “너무 신난다. 아이 데리고 마땅히 갈 곳도 없었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며 떠듬떠듬 한국말로 신명을 전했다. 한편으로는 서툰 솜씨로 아리랑을 목청껏 따라 불렀다.


외국인 근로자의 잔치는 평양민속예술단의 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동포, 형제 자매분들 반갑습네다”라는 인사와 함께 시작된 1시간의 공연. 특히 중국동포를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는 절로 양 어깨를 들썩이며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노래하며 순간적으로 옷 색깔을 바꾸는 공연팀의 신기(新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고, 물동이춤과 장고춤에는 무대 위로 올라가 함께 춤을 추었다. 무대 앞마당에서는 강강수월래 모양으로 수십명이 손을 잡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 모두는 웃고 있었으며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입에서는 노래가, 몸에서는 춤이 계속 됐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잔치에는 지구촌 사랑나눔 김해성 대표와 국민은행 최인규 부행장, 박계동(한나라당).신상진(한나라당).김태년(통합신당) 의원 등 10여명의 내빈이 참석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감사와 위로, 즐거운 축제의 장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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