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한 주디스 알레그레 페르난데스 후보(37·창조한국당 비례대표). 그는 “한국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깨끗한 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립서비스’인 듯했다. 이어 ‘쓴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든 총선이든 선거철만 되면 서민과 이주노동자, 극빈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온 몸을 바칠 것처럼 말하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나 몰라라’ 하는 게 참 아쉽습니다.” 당선되고 나면 철석같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그치고 만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또 “정치인들이 권력다툼에만 골몰하다보니 국민들이 자꾸 정치를 혐오하고 선거에도 무관심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치를 잘 모른다”고 했지만 그의 지적은 날카로웠다.
3일 오후 서울 구로동 다문화복지센터에서 영어 수업을 막 마친 주디스 후보를 만났다. 21살에 한국으로 시집와서 17년 동안 ‘한국인’으로 살면서 대통령 선거만 세 번 지켜봤다. 그는 “이번에 돈봉투 사건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이제 한국에서 금품을 뿌리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아직 선거 때마다 돈봉투가 많이 오간다”며 “한국 선거가 예전에 비해 깨끗해지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나 선거문화가 필리핀보다는 훨씬 낫다”면서도 “선진국답지는 못하다”고 평했다.
그는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출마하는 외국인 출신 후보인 만큼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먼저 알아보고 다가와 인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국사람도 아니면서 왜 선거에 나오냐”고 따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럴 때는 아직 한국 사회에 외국인에 대한 벽이 높다는 걸 느끼지만 웃으면서 “저는 한국 국적도 있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 맞아요”라고 응수한다고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든지 일주일 남짓. 이른 새벽부터 밤까지 계속되는 강행군 탓에 일주일째 감기를 달고 있지만 주디스 후보는 쉴 겨를도, 쉴 생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제 얼마 안 남았고, 현장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면 아픈 것도 잊는다”면서 “이주 여성이 아닌 한국 사람으로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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