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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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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가정의 달 특집-‘다문화 가족 100만’ 시대의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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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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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다문화 가족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다문화가정은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최근 1년 만에 각 지역별로 50~70%까지 늘어날 정도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이제 시대적, 국제적 대세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언어소통 문제 때문에 초기적응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자살로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하고 범죄에 노출되는 극단적 사례도 있다. 아이들이 언어나 피부색 문제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도 다문화가정의 적응을 돕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전개돼 한국 사회의 포용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우리의 국제화 적응능력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이웃의 다문화가정과 부대끼며 그들의 문화를 따뜻하게 흡수하면 국제화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한국의 좋은 면이 다문화 가정을 통해 고국에 전달되고 다문화를 잘 수용하면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엄청난 에너지로 승화할 수 있다.
다문화가정이 우리 한국사회에 가져다준 변화, 전통가정에 미친 영향 등을 집중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 한국민의 잘못된 의식을 조명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 다문화 사회는 충분한 배려와 포용력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사회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결혼이민여성에게 출산으로 남아를 낳아 대를 이을 것을 강요하고 순종적인 여성상을 요구하는 잘못된 자세가 드러나기도 한다.
정일선(여·43)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실장은 “결혼이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응교육 중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남아선호 사상을 갖고 있었다”며 “이는 스스로의 인식보다는 시부모와 남편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백인 등 선진국 출신과 달리 피부색이 검은 약자에게 집단 따돌림을 하는 등 이중적 성향도 나타나고 있다. 경남 거제시에 살다 최근 부산으로 이사온 파키스탄 국적의 J군(11·초등 5학년)은 “피부색이 검고 한국말이 서툴다고 집단 따돌림을 당했는데 전학간 부산의 학교에서도 그럴 것”이라며 가출하기도 했다. 경찰이 6일간 아동실종 경보를 긴급발령하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당장 교육청이 이를 이슈화해 왕따문제에 대한 대책에 나선 것 등은 잘못된 인식을 노출시켜 개선을 하는 좋은 기회로 볼 수도 있다.
◆ 다문화 인식으로 변하는 한국사회 = 다문화가정은 한국사회에 다양한 문화를 침투시켜 다문화를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다문화 사회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적 개방화가 가장 덜 된 농촌사회에서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3년 전 시집 온 캄보디아 출신 크리퐁 소제트(25·경북 영천시 작산동)씨는 “결혼 후 정착하면서 이웃, 친지들에게 캄보디아가 먼 곳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반대로 이주오는 외국인 여성들에게도 문화적 차이 해소와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지혜를 알려줘 동질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시집온 장비리(29·중국)씨, 진옥수(29·베트남, 한국이름개명)씨 가족 등은 시부모와 남편 등과 애정이 철철 넘치는 가족 생활로 잘 적응해 오히려 한국 이웃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 깨어지는 단일민족 개념 = 한국과 일본은 유별나게 배타적인 사회로 알려져 있다. 단군시대부터 이어진 백의민족의 단일민족 개념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융화가 힘들 것이라는 예단이 자리한다. 그러나 그런 짐작은 역사적으로도 허구여서 이번 기회에 완전타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려, 조선시대에 이미 중국 등에서 이주해온 시조에 따라 갖가지 중국 성씨가 들어온 것만 봐도 그렇다. 이들이 잘 정착해 한국사회에 융화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긴 사람도 있고 민족 발전에 끼친 영향도 크다는 것이다.
김희재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배타적 민족주의 개념은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병합하면서 한국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후 정치적으로 단일민족 개념이 이용됐으며, 그 역사는 불과 100년도 안됐다”며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은 열린 사회로 나가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재일동포들을 ‘조센징’이라고 부르며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했으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신기한 다른 문화’를 좋아하면서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배타성이 허물어지고 있다.
◆ 우리 사회에 활력을 주는 성장 원동력 = 다문화가정은 피폐한 농촌에 활력을 주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 고령화한 소외 지역에 이제 애 우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지방도시들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특히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직종, 3D 직종 등에서 외국인은 이제 한국사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가 돼 이를 사회적으로 포용하는 자세의 필요성을 인식시켰다.
김동기 부산시 가족복지 팀장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고 한국말이 서툴지만 이웃집 며느리와 애들을 이웃 어른들이 귀여워하면서 새로운 융합문화가 형성될 정도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발빠른 적응과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중요성을 지방자치단체들도 인식하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다문화 가정 지원에 관한 조례안’까지 만들어 결혼 이주 여성이 고국 친정을 방문할 때는 여비 500만 원을 지원해 주는 파격적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 다문화가정 돕기에서 나타나는 한국민들의 저력 = 각 관공서와 사회단체, 여성센터, 종교계 등 사회 각계각층을 막론하고 다문화가정의 적응을 돕기 위한 갖가지 시도와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 한국어와 적응 교육은 물론이고 요리, 취미, 직업교육까지 자원봉사자들이 성심껏 지도한다.
부산여성회관의 결혼이민자 센터에서는 매일 가정방문교육까지 실시한다. 다문화가족사랑걷기모금축제, 전국 사찰 기차로 돌며 선문화체험하기까지 이벤트성이긴 하지만 다양한 관심이 전개되고 있다.
부산시는 중국, 필리핀, 몽골, 일본 등 다문화가정의 결혼이민자 중 대학 출신자 20명을 선발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외국어 강사로 채용하는 응용력도 보여준다. 부산여성회관 김성현씨는 “내 일같이 여기며 다문화가정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한국사회의 포용성과 엄청난 저력이 느껴져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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