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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문화일보
subject    <2008 3·1절을 다시 본다-‘다문화 가족 100만’ 과제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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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여성들을 물건 수입하듯 취급하는 메마른 인성, 언어문제로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남녀를 한 집에 같이 살게 하는 것으로 결혼의 모든 과제가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무모함,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가 지난 3월13일 충남 천안에서 19세 베트남 출신 아내 후인마이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장모(47)씨에 대해 징역12년을 선고하면서 낭독한 판결문 내용의 일부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왔다가 지난 2월9일 경북 경산에서 투신 자살한 쩐타인란(22)씨의 죽음도 아시아계 결혼 이주 여성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경찰은 쩐타인란씨가 결혼 일주일 만에 부적응을 이유로 이혼당한 후 절망감에 투신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정부와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여성결혼이민자를 도와주기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아시아계 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와 문화차이뿐 아니라 남편과의 갈등, 가족들의 학대와 이혼 등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22일자) 2007년 전국 이혼통계 중 한국인과 외국인 이혼건수는 전체 7.1%,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신부 사이의 이혼은 5794건으로 전년보다 44.5%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2007년 한 해 ‘이주 여성 긴급 전화 1366’에 쇄도한 외국인 이주 여성 상담 건수만 1만3277건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베트남(42.94%)과 중국 (25.55%) 출신 이주 여성 상담이 70%에 이르고 있다. 이혼 사유로는 가족 갈등이 20.2%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통역(19.2%), 법률(14%), 체류(8.9%), 가정폭력(7.35%)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여성결혼이민자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전북 전주의 아시아이주여성센터 쉼터에 머물고 있는 베트남 출신 원티김년(27)씨는 “결혼정보업체 소개로 만난 40대 남편이 정신병력 소유자라는 사실을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됐다”며 “주변 가족들의 간섭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1월 협의 이혼했으며 아이 양육권을 놓고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아시아 이주 여성센터 상담 실장은“현재 베트남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검뚜(23)씨는 지난 2006년 결혼해 이듬해 남편과 시어머니 구타로 가출했다가 불법 체류자 신세로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적발돼 강제 귀국당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제네바 소재 국제이주기구(IOM) 보고서는 “베트남 신부의 자살과 살해 파문 이후 한국 남성들의 신부 찾기 수요가 캄보디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지훈(41) 아시아이주여성센터 소장은 이와 관련, “한류 열풍을 타고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여성들이 드라마에서 본 한국과 자신의 결혼 생활을 동일시하고 결혼했다가 낭패 보는 사례가 많다”며 “이같은 국제결혼은 인신매매 성격이 강할 뿐만 아니라 결혼 정보 업체만 배불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탈법적인 민간 국제 결혼 정보 업체 단속 법규 제정은 물론 순수 민간 단체 결혼 알선 지원 제도, 국제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체류 기준 및 기본 인권 보장 등 폭넓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팔령기자 park8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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