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외국인 며느리들, 도자기 만들었어요.
지난 20일,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이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낯설기 만한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답니다. 국제결혼으로 우리나라에 시집 온 여성들에게 무료진료와 한국어, 컴퓨터, 의료 등 종합적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대전 외국인이주농동자 종합 지원센터가 주관하고 한화 갤러리아 타임월드가 후원하는 행사였습니다. 자원봉사자로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저는 그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하며 그들의 하루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낯설고 말도 익숙하지 않아 한국 생활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외국인여성들은 센터에서 컴퓨터와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센터 앞으로 모인 외국인 여성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대형버스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국제결혼 외국여성들과 한국어 자원봉사 교사들, 센터직원, 갤러리아 타임월드 봉사단 등 모두 52명입니다. 그동안 한국생활에 적응하느라 힘들고, 육아와 집안 살림으로 바쁘게 살아 온 그녀들이지만 오늘은 잠시 해방입니다.
대형버스 좌석을 꽉 메운 여성들은 고향도 다 다르고 피부색도 다릅니다. 필리핀, 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캄보디아 등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봄나들이로 부푼 마음은 하나입니다.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공주방향으로 달려갑니다. '휙휙' 나무들이 지나가고 푸른 산도 지나갑니다. 창밖으로는 모내기한 논도 보입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자기나라 말로 실컷 수다도 떨어봅니다. 센터에서 나누어 준 생수와 간식을 먹으며 동학사 부근 박정자 삼거리를 지나 공주군 반포면 상신리 도예촌으로 버스가 들어섰습니다. 시골길을 한참이나 달려 버스가 도착한 곳은 '소여도방'입니다.
소여도방 주인인 도예가 선생님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도예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뒤 각자 앞에 놓인 진흙 뭉치를 쪼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오늘 만들 작품은 생활도자기로 꽃병, 화분, 보석함 등 자유입니다. 처음 만들어 보는 도자기가 그리 쉽게 만들어지지는 않네요.
둥그렇게 쑥개떡처럼 빚어 바닥을 만들고, 길게 가래떡처럼 늘여서 옆면을 만듭니다. 잠시 도자기 만드는 일에 푹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는 외국여성들, 말랑말랑한 진흙 반죽을 손으로 누르고 밀고 다듬어서 작품의 모습이 조금씩 완성되어 갑니다. 누가 제일 잘 만들었는지 옆 친구의 작품을 곁눈질로 훔쳐봅니다.
비록 친구 것보다는 못하지만 세상에 하나 뿐인 자신의 작품이라 외국인 여성들은 행복한 얼굴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소여도방 도예가 선생님이 유약을 발라 잘 구워 센터로 보내주시겠다고 하네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나요? 도자기 만들기 삼매경에 빠져 배고픈 줄도 몰랐는데 시계바늘은 1시를 향하고 슬슬 배가 고파집니다. 센터직원의 안내를 받아 외국인 여성들은 한정식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점심 메뉴는 불고기백반, 불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맛있는 냄새에 시장기가 더해집니다. 서로 권하고 덜어주는 한국의 인심에 감동하며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공주 무령왕릉 관람 길에 올랐습니다. 자원봉사자 선생님과 센터직원이 임시 담임이 되어 중국팀, 태국팀, 필리핀팀 들 각 출신국별로 팀을 만들었습니다. 무령왕릉과 백제시대의 문화에 대해 설명문의 내용을 참고삼아 열심히 설명하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은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느라 열중입니다.
한문과 한글로 씌어져 있는 전시품에 대한 설명이 중국인들에게는 매우 반갑습니다. 우리의 문화는 중국과 교류하여 이루어진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자 중국인 여성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이 밝아집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과 여러 가지 역사적인 사료가 전시된 전시길을 돌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잠시나마 살펴보고 설명 들은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서툰 한국어 실력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오늘은 많은 것을 알게 된 소중한 날입니다.
외국인 여성들은 그렇게 한국문화에 대해 알아가며 서서히 한국문화에 젖어 들어갑니다.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전시실을 나가며 기념품점에서 쇼핑도 즐깁니다. 지갑, 인형, 열쇠고리, 필통, 손누비제품 등 알록달록 예쁜 기념품들은 외국인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시어머니 선물로 동전지갑을 사기로 마음먹은 중국인 며느리는 자원봉사자 선생님에게 시어머니가 좋아할만한 색깔을 골라달라고 부탁합니다. '시어머니 챙기는 착한 며느리'라는 말에 수줍게 웃는 모습이 아주 예쁩니다.
국제결혼으로 한국에서 살게 된 여성들, 오늘 하루는 온전히 그녀들의 날이었습니다. 센터직원과 자원봉사자 선생님, 갤러리아 타임월드 봉사팀에게 연신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손을 꼭 잡아줍니다.
화창한 봄날, 외국여성들을 위한 봄나들이는 그녀들에게 아주 뜻 깊은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제 무사히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조금 피곤하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푸른 5월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대전이주여성센터 한글자원봉사 박영애 선생님이 SBS U포터 뉴스에 올려주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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