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서툴러 아이들 잘 가르칠 수 있을지 걱정…”
다문화 가정 자녀교육 문제 대책 마련 시급
지난 199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필리핀 여성 디바인씨. 그녀는 29세의 나이에 38세의 9살 연상 남편과 결혼해 현재 전라남도 광주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다. 하루 생활비 2천원으로 생활하는 넉넉치 못한 살림에 아이들의 옷도 사촌들의 옷을 대물려 입힐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요즘엔 그녀도 사회복지단체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얻어 가정 살림은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다. 최근엔 학교에서 놀림받는 아이들 때문에 더 걱정이라고 했다.
“어느날 아침 제 딸이 울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학급생들이 ‘아프리칸’이라고 불렀기 때문이였어요.” 디바인씨는 서러움을 억누른 채 말했다.
중국인 곽영씨는 7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서툴러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저는 (한국어를) 가르쳐 줄 수가 없어서 걱정이예요. 아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박나리씨도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을 교육시킬 걱정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 숙제를 돌봐주거나, 엄마에게 물어보면 설명해주기 어려워서 걱정된다”고 했다.
90년대만 해도 6백여 명밖에 없었던 국내 외국인 여성들은 2005년도에 국제결혼이 성행하면서 4만여 명으로 급증했고, 2006년도에 16만명을 돌파했다. 이들 다문화 가정들은 초기에 부부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지만,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되면서 최근에는 자녀 교육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전남대 간호대학 정향인 교수는 “자녀 교육 문제는 아직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다”며 “이에 관한 구체적이고 심도있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천초등학교 다문화가정자녀담당 조남선 교사는 “예비 다문화가정 자녀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한글교육, 자녀 양육 교육 등 사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자생적인 생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이주여성 고용의 기회 확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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