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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조용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하고 밝은 소리로 가득차있고 다른 곳의 폭격소리, 불타는 소리, 총 소리, 고함소리, 비명소리 따위의 것들이 들리지 않았다. 마치ㅡ 다른 세계 같았다. 그 곳으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에 위치한 우리들이 들어가기에 그곳은 너무나 우리가 그 곳의 이질적인, 마치 세균같은 존재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래, 피 묻은 군화를 신은 내가 감히 발을 댈 수도 없을 만큼.
" 아트라카 대위.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 곳에는 나 혼자 들어가겠다. " " …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죄송합니다 중령님. 그렇지만ㅡ 혼자 들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저는 반대합니다. 중령님은 어째서 그러한 생각을 하시는 것이죠? " " 우리는, 피가 묻은 몸이다. 더러운 피. 아무리 적국의 성지라도 성지는 성지. 신의 가호와 축복을 받는 곳 아닌가. 그런데 그러한 곳에 더러운 피가 묻은 몸들이 몰려가는 것이 옳다 보는가, 대위는? " " 성지이기 전에 적국의 성지이고 적국의 성지이기 전에 패국의 성지입니다, 이곳은. 중령님, 이미 이 곳의 신의 가호는 사라진지 오래 아닙니까? 그러한 곳에 예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까? "
나는 입을 열지 않고 꾹 다문채 내 옆에 서있는 남자를 보았다. 내가 이끄는 부대의 부 지휘관이자 부대에서 나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이, 헬 아트라카 중위. 듬직한 남자이다, 이자는. 그렇기에 나도 전적으로 중위를 믿고 의지했고 중위도 나를 믿고 따라왔다. 그리고 평소에 말을 아끼는 그. 그런데 그가 오늘은, 이번에는 왠일인지 내 말을 거부한다. 그것도 완강히. 중위의 눈은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눈빛이다. 어째서일까. 그는 무슨 생각이길래 이러는 것일까. 왜 상관의 명을 거부하겠다는 건가.
" 아니. 패전국이라 해도 우리는 승국으로서의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 그걸 모르는 것이냐? …됐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 곳에는 나 혼자 들어간다. 아르타카 중위, 넌 이 곳에 남아 대기하고 있도록. 부대 내의 부 지휘관으로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 " " … 알겠습니다. "
상관의 명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것도 계급차가 상당하다면, 느껴지는 벽이 무척이나 높다면 더욱 더. 아르타카 중위는 결국 내 의지를 꺾지 못했고 나는 아르타카 중위의 의지를 꺾었다. 나는 방금 전 싸놓은 짐을 들고 입구 쪽으로 걸어나갔다. 더러운 피가 묻은 군화를 신으며, 패전국의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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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느낌에 기분이 좋습니다.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나 침대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방에 있는 창문의 커튼을 쳐냅니다. 커튼을 치자 밝고 따스한 아침 햇살이 얼굴에 비쳐옵니다. 창을 통해 바깥을 보니 정원에서, 나무그늘 아래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웃으며 놀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전쟁… 그 끔찍한 것에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어서 웃음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밝게 웃으며 뛰놀수 있을까ㅡ 걱정했는데 저렇게 웃으며 뛰어 노는것을 보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나 궁금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성지 내에 위치한 성당ㅡ 조금 다르게 말하면 다른 곳과 단절된 곳이라 봐도 좋은 곳이라 외부 소식은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들어온다해도 며칠 전의 신문정도랄까요. 전쟁소식도 마찬가지… 전쟁이 터전지 2여년 끝날 때도 되었는데 인간의 잔혹함의 그 끝인 끔찍한 것은 끝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것은 더욱 더 커져… 저기 있는 아이들같이 슬픈… 전쟁의 희생물만 남기고 있습니다. 슬픕니다. 전쟁이 끝났다는 그 기쁜, 희망의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요.
" 사제님, 사제님! 리안 사제님! " " … 어라? 무슨일인가요? 왜 그렇게 허겁지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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