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某교수 논문 파동이 왜 이토록 시끄럽게 신문/방송/언론의 1면을 장식해야만 하는지 과학자로서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다. 이건 매우 간단한 과학윤리 의혹 사건이고 순전히 과학자 사회와 정부 규제기구가 검증을 통해서 진실/결백을 밝히기만 하면 끝나는 사건이다.
아마도 미국 역사상 최대의 과학윤리 파동이었던 "이마니쉬-카리" 파동때도 매우 시끄러웠고, 연방정부 기구가 철저한 조사를 했고, 연방의회가 청문회까지 열었지만, 미국의 일반 신문/방송/언론은 매우 조용했고 차분했다. 단지 네이처나 사이언스와 같은 과학잡지/과학언론들만 시끄러웠다.
왜 한국민들은, 왜 한국의 신문/방송/언론은 과학자들의 일에 이렇게도 시끄럽게 끼어드는가? 도대체 사태를 이런식으로 호도하는 인간들이 과연 누구란 말인가?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혹세무민하는 무리들이 이번 사건을 무슨 중대한 국익이라도 걸린 것처럼 선전하는 것이고, 무슨 대단한 기술이라도 유출되는 것처럼 선동하는 것이고, 무슨 획기적인 치료법이라도 개발되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이다.
다시 반복하면, 이건 매우 단순한 과학 논문에 대한 의혹 사건이다. 그렇다, "과학논문" 이다. 과학논문에는 아무런 잃어버릴 국익도 유출될 기술도 획기적인 치료법도 없다. 그렇게 중요한 국익과 기술과 치료법이라면 과학논문에 발표를 안하면 된다.
과학논문에 대해 발생한 의혹은 그 의혹을 신속하게 조사 검증하여 무엇이 진실이고 누가 결백한지를 하루라도 빨리 밝히는 것이 가장 과학적인 해결책이란 것은 과학사에서 누누이 증명된 사실이다.
非전문가들이여, 과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제 제발 논쟁에서 빠지시라
P.S.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읽었던 가장 非과학적인 주장을 한가지만 소개하고 비판하겠다.
"과학 논문에 대한 의혹은 다른 후속 과학 논문들을 통해 증명하고 해소하면 된다."
나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과학자는 아닐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말은 정확한 표현도 아니다. 바로 잡는다면, "상충하는 과학 논문과 과학 이론에 대한 논쟁은 다른 후속 과학 논문들을 통해 증명되거나 반증되며 정리된다."
즉, 과학자들 사이에서의 異論과 정직한 실험 결과에대한 이견들은 계속되는 후속 논문들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논증되는 것이다. 이런 과학적 논증법이 과학논문에 대한 윤리적 (조작/거짓말) 의혹을 해소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그리고, 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여기에 이용되는가? 갓 30대 무명의 물리학자가 제시한 이론이 많은 의심을 받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와 같은 이론이 틀리든지 맞든지 그것은 하등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다. 학문적 이론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잘 계획된 실험이 필요하다. 즉, 후속 실험논문을 통해서 그 이론의 옳고 그름이 판명되는 것이고, 설사 그 이론이 실험에 의해서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해서 그 이론을 제창한 사람이 부도덕한 것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에 알려진 정직한 자료들을 사용했을 뿐이지, 이론을 만든 사람은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 아무런 부정직한 행동도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이론이 틀리거나 맞은 것이지, 정직/부정직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생명과학의 실험논문에서 그 자료가 정직하냐 아니냐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현재의 논란은 순전히 그 논문에 제시된 자료의 정직성에 대한 논란이다. 어떤 한 과학 논문의 자료 작성상의 정직성을 다른 후속 논문이 증명할 길은 이 세상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 사회는, 구체적으로 생명 과학자들은 과학 논문의 자료에 대한 의혹이 발생하면, 그 즉시 논문을 만들어내는데 관련된 실험 자료 모두를 샅샅이 조사하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그 유명한 "마크 스펙터" 나 "이마니쉬-카리" 의 논문 파동때 어떻게 조사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가?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사이언스와 같이 유명한 과학잡지들에서 발생했다.
과학잡지들은 결국 그런 조작/거짓말을 스스로 찾아낼 길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의혹이 발생하게 되면 해당 기관의 조사기구들이 그 결백을 또는 그 범죄행위를 신속하고 명백하게 밝혀주기만을 바라면서 손가락이나 빨고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2005. 12.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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