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I 생명과학의 諸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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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6-28 06:31:42
NAME :    주인
SUBJECT :    과학자의 윤리와 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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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지켜야 할 최고의 윤리 강령은 과학적 정직성을 견지하는 일이며, 
과학자가 목숨으로 지켜내야 할 최고의 명예는 자신의 과학적 정직성이다.  
정직하지 못한 과학자는 더이상 과학자가 아니다.

최근 某교수의 거짓말 행위 발각으로 촉발된 윤리 파동은 
某방송국이 그 某교수 논문의 진위 여부에까지 시비를 하게되자 
급기야 대한민국의 과학과 과학자 전반이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어버렸다. 
 
정말 한심하기가 이를 때 없다.

아무래도 가장 큰 책임은 처음 거짓말을 하고 (그후 진실을 알고서도) 
그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1년반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계속해 온 
某교수에게 있다. 某교수는 문제가 된 연구를 수행하면서 위험한 임상시험인 
난자채취에 관한 정해진 규칙들을 크게 위반하였다. 아무리 본인은 몰랐었다고 해도 
임상시험을 책임진 동료 의사의 문제없다는 말이 거짓임을 알게 된 그 순간, 
즉 1년반 전에 그 사실을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밝히고 공개적으로 사과했어야만 했다. 
더우기 자신이 쓴 논문에 거짓말이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1년반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계속된 거짓말을 해왔다는 
이 사실은 세계의 어떤 과학자도 용납하기 어려운 범죄 행위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작금 더 큰 문제가 되어버린 某방송국의 논문 진위 논란 파동에서는 
某방송국의 무리한 취재(? 수사) 방식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증거/증언도 없이 무리하게 취재한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某방송국의 무리하고도 무례한 취재에 대하여 某교수측이 취한 대응방식도 
某방송국의 그것에 못지않게 잘못되었다. 미숙했었다라고만 보아 주기에는 
너무나 기본도 모르는, 즉 과학자로서의 명예나 직업윤리 그 자체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처럼 대응했다. 정말 대한민국의 과학과 과학자를 대표한다고 자랑스레 
말하던 과학자들의 대응방식이 이 정도밖에는 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심한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나의 모교이기도 한,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과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최고의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는 S대학교의 수준이 이것밖에는 안되는가에 대해 
정말 가슴 아픔을 느끼는 요즘이다. 

내가 미국에 유학을 온 무렵 미국의 과학계는 요즘 한국에서 일어난 某교수의 파동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유명한 과학윤리 파동을 겪고 있었다. 소위 "이마니쉬-카리 논문 위작" 
파동이다. 특히 관련된 사람들이 워낙 전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과학자들인지라 
급기야 미국 연방의회는 청문회까지 개최하였고, 이것을 TV중계를 통해 전세계가 
지켜 보았다. 이런 윤리 파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미국 연방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했을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연방정부 산하에는 과학 연구의 
정직성을 조사하는 전담기구가 신설되었다. 그리고, 그때 미국에서 과학을 전공하는 
모든 대학원생들은 과학윤리 과목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의무화되었다. 나는 미국에서 
의무화된 과학윤리 교육과정을 처음으로 이수했던 대학원생들의 세대에 속한다.
 
기본을 아는 과학자라면, 아니 최소한의 과학자로서의 명예를 아는 사람이라면, 
某방송국에서 찾아와서 논문의 진위에 시비를 걸면서 검증(?)을 하겠다고 생떼를 피웠을때 
단호하게 거절했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즉시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지금까지 숨겨온 
자신의 작은(?) 거짓말에 대해서 먼저 진솔하게 사죄를 하고 난 후, 某방송국이 제기해 온 
논문 진위의 시시비비에대한 문제는 오직 국가 최고의 과학 권위기구인 학술원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만이 나서서 조사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某교수는 학술원이 주관하는 조사에 대해서만 최대한 협조를 하겠다고 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모든 일을 깨끗하게, 그리고 과학자로서 최소한의 명예는 지키면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런데 某교수는 그동안 숨겨온 작은 거짓말(임상시험상의 규정위반)을 
계속 숨기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과학과 과학자 모두를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드는 
커다란 죄를 짓고야 말았다. 과학자가 방송국 기자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자기의 
샘플을 내어준다는 것은 있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구나 방송국 
기자들과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검증하기 위해 협상을 하고 계약서까지 작성을 
했었다니...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과학자란 말인가? 정말 XXX 과학자들이다.  

정말 한국인 과학자로서 부끄러운 시간이다.

(200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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