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인터넷 상에서 받고 주었던 問答을 아래에 옮깁니다.
[ 問 ] 저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 하는 말에서 동료연구원의 것을 사용한 것이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한 것에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동료연구원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것이면 윤리적 문제가 없다는 말이 아닙니까? 사람은 누구나 다 평등한 인권을 가졌는데 왜 연구원으로 부터 채취하여 연구에 사용된 것이 문제가 됩니까? 오히려 그 사용 목적을 일반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있는 사람으로 부터 자발적 제공을 받았다면 문제가 더욱 없어지는 좋은 결과가 아닙니까? 저 같은 사람이야 연구/학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만 정말로 이상한 논란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학자라고 하는 분들은 이기적인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학자가 타인이 연구한 분야를 의심하고 존중하지 못한다는 것이 시장상인들이 하는 짓이나 다를 바 없단 생각이 듭니다. 동료 또는 선배/후배가 연구한 결과를 검증을 해야 한다고 하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자는 우선 다른 사람의 연구를 존중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 答 ] 우선 가장 중요한 질문, 즉 과학이란 학문에 대해서 답하지요. 과학자는 다른 과학자를 의심하지만,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라면 다른 과학자를, 심지어 동료 과학자까지도 의심해야만 합니다. 무엇 하나라도 반드시 의심한 후에, 즉 자신이 검증한 후에 믿어야 하는 것이 과학자가 갖추어야 할 윤리덕목입니다. 즉, 과학도들은 어떻게 해야 모든 것을 잘 (=과학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지를 대학원에서 배우게 됩니다. 의심을 가장 잘 할 줄 아는 과학자가 위대한 과학자인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자가 의심 많은 시장상인과 다른 점이 있읍니다. 과학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시장상인들은 "손해보고 판다", "이것보다 좋은/싼 물건은 없다" 등등 항상 거짓말을 해야만 장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는 절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과학자의 연구결과는 (흔히) 틀릴 수 있읍니다. 하지만, 이것은 불완전한 이론과 실험으로 인해서 (=능력이 부족해서) 틀린 결론에 도달한 것이지 그 과학자가 고의로 조작/거짓말을 하여 만들어진 결과는 아니어야 합니다. 과학자는 다른 과학자를 철저하게 의심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한가지만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즉, 다른 과학자도 과학자인 이상에 거짓말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과학자가 이렇게 의심이 많은 과학자들 사이의 최소한의 믿음 마저도 배신한 것이 발견된다면, 그런 과학자는 그 순간 과학계에서 매장 당합니다. 즉, 능력이 없어서 틀린 결과를 내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모두다 이해하고 용서하지만, 거짓말/조작을 해서 틀린 결과를 내 놓은 과학자는 절대로 과학자들이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세계 어디에서든 조작/거짓말을 했다는 소문/제보/의심을 사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의심 많은 과학자 사회는 조작/거짓말의 의심을 받은 과학자의 모든 업적을 샅샅이 재검증하게 되어있고, 그 결과 그 과학자의 결백을 증명하든지 아니면 그를 과학계에서 추방시키든지 해야만 하게 됩니다. 그게 과학자 사회의 원칙이고 절대 윤리입니다.
여기에 선후배, 동료, 스승, 제자 이런 인간관계는 아무런 소용이 없읍니다. 그런 인간관계에 얽매이는 사람은 더이상 과학자가 아니며, 그렇게 교육 받은 사람들이 과학자입니다.
이제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윤리문제가 난자채취가 아니란 걸 아셨겠죠. 가장 큰 윤리문제는 거짓말을 자신의 논문에서 발표한 것이고, 거짓말을 발표한 것을 알고서도 1년반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계속해 온 것이고, 거짓말이 밝혀지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거짓말을 하다가 온 세상에 다 밝혀진 후에야 자백을 하고 사과를 했다는 것입니다.
난자채취는 혈액채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험한 임상시험입니다. 즉, 불임, 폐경, 발암, 사망 등을 동반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입니다. 그래서,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절차가 정해져 있읍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밝혀진 것은 이러한 필요하고도 적법한 절차들이 철저히 무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여건이니 동서양 윤리관의 차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다 저급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위험한 임상시험을 위해 친구가 자원해서 희생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읍니다. 분명 아름다운 희생정신일 수 있읍니다. 하지만, 특히, 이렇게 위험한 임상시험에는 절대로 하급 연구원이 참여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과학자 사회의 연구윤리입니다.
왜냐고요?
만약 연구를 책임진 과학자 자신이나 배우자가 이런 희생을 한다면 정말 고귀한 희생정신이고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읍니다. 그러나, 절대로 연구실의 포스트닥이나 대학원생, 하급 연구원이 이런 희생을 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스스로 원해서라고 해도 안됩니다. 어떠한 외부의 영향/댓가도 없이, 이런 희생이 그렇게 중요한(?) 연구를 위해서 꼭 필요하고 또 과학발전(?)이나 인류복지(?)를 위해서 반드시 자신이 해야만하는 희생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믿는 정신나간 하급직 연구원이 있을런지도 모르지만, 그런 자발적인 희생을 용인하게 되면 결국 실험실의 다른 모든 연구원들에게 똑같은 희생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상황이 발생하리란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그런 자발적 희생을 한 하급 연구원을 우대 해줘도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우대 안해줘도 문제가 생깁니다. 그 폐해를 경험적으로 잘 아는 과학자 사회이기에 그런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를 희생하고 싶다면, 그 연구실을 떠난 후에 희생하면 됩니다. 그 연구실에 남아서 일하는 동안은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일이란 걸 분명히 아시기 바랍니다.
(2005. 12.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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