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은 친모의 익사사고에 계모인 베리티가 연루되어 있다고 믿는다. 베리티에게 매력과 혐오를 동시에 느끼는 할렘은 진퇴양난의 상황을 피해 에든버러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스파이 같은 능력 덕분에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할람 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히치콕의 <이창>을 연상시키게 하는 영화다. 물론 <이창>에서의 관음증과 <할람 포>의 한 소년이 가지는 나쁜 버릇은 조금 차이가 있다. 성장기를 표방한 <할람 포>의 소년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혹은 충동적인 욕망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에 기대어 망원경과 깨진 창문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할람이라는 캐릭터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정확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계모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해 그녀의 목을 조르고 우연히 계모와 섹스를 나눈다. 계모와의 사건 이후 집을 떠난 할람은 길거리에서 배회하며 여전히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감정을 억지로 토해낸다. 그리고 우연히 어머니와 닮은 호텔 직원 케이트를 발견하고, 케이트로 인해 모든 삶과 자신의 시간을 그녀에게 바쳐가며 ‘가짜 어머니’를 빚어낸다.
앞뒤 가릴 것 없이 무작위로 흔들리는 할람의 눈동자는 늘 슬프거나 혹은 아파보이는 마음을 매우 긍정적으로 담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는 관심이 없는 <할람 포>는 성장드라마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성장드라마와는 너무도 다르게 오로지 개인의 성적 호기심과 트라우마를 좇고 있다. 때문에 영화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할람’을 연기한 제이미 벨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에 있다. 제이미 벨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허물을 완벽하게 밀착해 뒤집어 쓴 할람의 역할을 적절하게 소화하고 있다. <빌리 엘리엇>에서 허공을 가로지르며 “난 발레리노가 될 거야!”라고 소리 지르던 귀여운 소년은 불안한 청소년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재연하며 다시 돌아왔다. 그래서 데이빗 맥켄지의 <할람 포>는 제이미 벨을 위해 존재하는 영화다. 영화의 흐름에 맞춰 완벽하게 동조하는 제이미 벨의 연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할람 포>는 충분히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