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티지 (The Cottage, 2008) 코미디, 범죄, 호러, 스릴러 | 영국 | 92 분
감독 : 폴 앤드루 윌리엄스 출연 : 더그 브래들리, 조나단 챈-펜슬리 등급 : 해외 NR
<런던에서 브라이튼까지>로 신선하게 데뷔한 폴 앤드류 윌리엄스의 최신작.
동일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전작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는 코믹 호러 영화. 유혈이 낭자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느끼고 싶은 관객을 위한 불면의 밤의 히든 카드.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킹콩>(2005)에선 킹콩의 몸놀림을 재현했던 앤디 서키스의 연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단적으로 말해 <오두막>은 한밤중의 긴장 속의 야단법석을 즐기기에 충분한 영화다. 감독 폴 앤드류 윌리엄의 2006년 전작 <런던에서 브라이튼까지>를 흥미롭게 본 이라면 <오두막>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증폭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살짝 언급해야 할 부분은 그의 전작과 이번 신작 사이에는 장르적으로 완벽한 균열이 보인다는 점이다. <런던에서 브라이튼까지>가 일상적인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두 여인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줬다면, <오두막>은 호러, 스릴러 장르의 컨벤션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폴 앤드류 윌리엄스는 하나의 납치 사건에서 시작된 내러티브를 결국 슬래셔, 스플레터 등의 하드고어 풍 호러 장르로 끝맺는다. 이런 과정 속에서도 감독은 위트와 유머의 페이소스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이 부분이 바로 <오두막>을 흥미롭게 하는 지점이다.
영화는 공포와 코미디가 함께 존재하는 텍스트 임을 오프닝에서부터 암시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두 요소의 저울재기를 성공적으로 해나간다. 특히 호러 캐릭터로 너무도 잘 알려진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레더 페이스'와 유사한 인물이 등장할 때는 배꼽을 잡고 웃을 만하다. 물론 뒤이어 전개되는 끔찍한 호러 신들은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코미디, 스릴러 풍에서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오두막>. 분명 이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당신의 영화보기를 쥐락펴락하며 조롱할 것이다. 그런데 그 농락이 절대 기분 나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