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퓸 : 살인자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미국 | 드라마, 스릴러 |
감독 : 톰 튀크베어 출연 : 더스틴 호프만, 알란 릭맨 해외 등급 : NR
올 봄 쥐스킨트의 "향수"란 소설을 읽고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향기란 소재 하나로 방대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과정도 흥미진진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고딕풍의 느낌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까지 합해져 굉장히 강한 인상을 주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80년대에 출판된 이 소설이 왜 아직까지 영화화되지 못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영화로 만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한 매력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팀 버튼이 만들면 꽤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때마침 여름에 본 "씨네21"기사에서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반갑더군요. 감독은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였던 독일영화 "롤라런"을 연출한 톰 티크베어라는 독일감독이 맡았다더군요. 원래 그 전부터 팀 버튼과 스탠리 큐브릭이 이 소설의 영화화에 꽤나 관심을 가졌다고 하기에 조금은 아쉽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영화화된 "향수"의 이야기는 과연 어떨지 굉장히 궁금하더군요. 혹시나 원작을 망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결국 오늘에서야 이 영화를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만족스럽다"입니다. 익히 알고있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흥미진진 하더군요. 게다가 두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몰입을 하는데 전혀 방해받는 요소가 없었습니다.
감독의 전작 "롤라런"에서 보여줬던 감각적이고 빠른 전개가 간간히 돋보였으며, 사운드 또한 극의 몰입을 돕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더군요. 게다가 18세기 프랑스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도 흥미로왔고, 더스틴 호프만과 앨런 릭먼 등 연기파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까지 합세해 영화로써 꽤나 만족스럽게 재탄생해 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루누이의 모습이 소설에서는 꽤나 기괴하게 묘사되었는데, 영화에서는 지나치게 멀쩡한 모습에 약간 실망 아닌 실망을 했고, 소설에 등장하는 몇몇 이야기가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더군요. 때문에 소설을 접하지 않은 관객들이 보기에 그루누이의 살인동기에 대한 이해가 약간은 부족할지도 모르겠다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팀 버튼이 연출했으면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까하는 생각에 왠지모를 아쉬움도 드는 영화였습니다.
워낙에 소설이 명작이라 몇몇 아쉬운 점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어느정도 충실히 반영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소설 못지않게 영화 또한 굉장히 만족스럽게 잘 만들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