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아그네츠카 홀란드 출연 : 에드 해리스(베토벤), 다이앤 크루거(안나 홀츠) 해외 등급 : PG-13
베토벤이 휘갈겨 쓴 악보를 읽고 그것을 정연하고 알아 보기 쉽게 옮겨 적는 일을 맡은 여자 음악도의 이야기
베토벤의 천재성을 가지고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의 천재성을 무시했다고 해도 좋을만큼 과소 평가한 점은 매우 마음에 안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다. 이 영화가 100% 픽션이라는 사실때문에 더욱 더 했다. 작가 마음대로 이렇게 역사속 위인의 이미지를 뒤틀어버리면 안되지.. 그것도 단지 아나 홀츠라는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이거 완전 사람 울리는 몹쓸 영화 아녀.. 9번 교향곡 프리미어때 4악장 Ode To Joy로 넘어가는 장면이랑 홀란드 감독의 폴란드식 센스(ㄱ-)로 인해 무음처리된 청중들의 기립박수 장면 완전 피크임. 다들 주의하시길(..)
Goof 1. 베토벤이 아나 홀츠에게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 뭐냐고 묻고는 홀츠를 놀리기 위해 자신의 엉덩이를 보이며 "Moonlight Sonata?"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베토벤이 월광 소나타 (베토벤 소나타 14번 Op.27, No.2)를 작곡했을때 그는 그 곡을 'Quasi Una Fantasia'라고 이름 붙였고, 그 곡이 독일 출신 시인이자 음악 평론가인 하인리히 프리드리히 루드비히 렐스타프(..)에 의해 "Moonlight"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는 이미 베토벤이 죽은지 십수년 뒤였다. (10년인가 12년인가 기억이.. 지난 학기 기말에 이거 나왔었는데..)
Goof 2. 영화 속 반 베토벤의 청각은 사람들의 대화도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묘사되어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베토벤의 대작 9번 교향곡이 작곡된 시점부터 그의 죽음까지인 1824-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베토벤은 1817년부터 완전한 귀머거리였다. 그가 9번 교향곡을 작곡했을때 베토벤은 이미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상태였다.
난 에드 해리스가 이 영화를 가지고 아무런 상도 못받았다는게 이해가 안간다. 트루먼쇼나 폴락에서의 연기보다 훨씬(까지는 아니라도) 더 뛰어나다. 이거 완전 오스카감이구만.. Last King of Scotland에서 불공평할 정도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포레스트 위터커탓에 수상까지는 못했어도 후보감으로는 손색이 없다.
크루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라서 다 좋지만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왠만하면 클래식 음악이랑 조금 관련이 있어라도 보이는 여배우를 썼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연기력이 안좋다고 하는게 아니라 헌신도라던가 결련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하는 소리이다. 종반부에 피아노 연주(하는 척)할 때도 꽤나 어색하게 느껴졌고 9번 교향곡 프리미어에서 지휘할 때... ㄱ-
그것만 제외하면 캐스팅은 손색이 없었다. 칼 반 베토벤도. (근데 영화속에서 칼이라는 인물 자체의 존재감이 너무 당황스러울 정도로 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