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러핌 폴스 (Seraphim Falls, 2006) 미국 | 서부, 드라마, 전쟁 | 115 분 |
감독 : 데이빗 본 앵큰 출연 : 피어스 브로스넌(게드온), 리암 니슨(카버) 해외 등급 : R
남북전쟁의 종전(終戰). 전쟁은 끝이났지만 복수를 위해 무기를 놓지못하는 한 대령의 이야기.
카리스마 대마왕 리암 니슨과 왕년의 007 피어스 브로스넌이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를 배경으로 맞짱을 뜨는 Seraphim Falls는 저돌적이고 거칠고 불친절한 영화입니다. 시작하자마자 영화는 눈 덮힌 산 속에서 이 둘이 쫒고 쫒기며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을 행하는 모습들을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나열합니다. 대사도 지극히 적어 도대체 이 둘이 왜 이런 앙숙이 되었는지 알지도 못해요. 그냥 마구잡이로 몰아붙히는 이 부분이 글쎄 거의 20분에 이르는데(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한참 이렇더라구요) 놀랍게도 이 부분의 박력이 대단해서 숨을 죽이고 영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끝까지 이렇게 쭈욱 나아갑니다. 이 두 대배우에게 모든 것을 맡긴 채 별다른 에피소드도 없이, 똑 부러지는 설명도 없이, 그저 도망치는 자와 그를 쫒는 자를 계속 따라갑니다. 그냥 이것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질릴 정도로 디테일하게 그들이 살아남고자 행하는 수많은 액션들을 날 것 그대로 그려내더라구요.
정말 아쉬운 것은 클라이맥스랍니다. 희대의 걸작까지는 아니여도 도망자를 소재로 하는 이 분야 장르에서는 손 꼽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장대한 결말을 앞두고 갑자기 분위기가 급전환합니다. 2시간 동안 현실에 발을 딛고, 복수에 모든 것을 걸고, 그저 생존에 모든 것을 걸고 진흙탕에서 뒹굴던 그들이 드디어(!) 맞붙는 순간, 영화는 갑자기 초현실적으로 변하고, 우화로 변합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렇게 뜬금 없는 장면이 가장 중요한 클라이맥스 부분에 삽입되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아마도 그 장면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의 모든 부분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죠. 어쨓든, 그럼에도 영화는 대추천입니다. 특히 리암 니슨과 피어스 브로스넌의 팬이라면 필히 챙겨보세요. 두 배우의 카리스마가 그야말로 후덜덜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리암 니슨이 조금 더 나아보이긴 하지만요. 글쎄 영화 첫 등장에서 대사를 내뱉는 순간 (조금 과장해서) 숨이 탁 막힐 정도로 멋지더라니까요. 아 그리고 영상도 꽤나 멋지니 대화면으로 보는게 좋습니다. 특히 사막에서 그려지는 엔딩 장면은 황홀경 그 자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