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고된 나날들의 포도당, 생활을 연명시켜 주는 링거의 주사액
|
| |
| |
| |
|
여름의 끝물이다.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작열하는 듯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올 여름은 많은 횟수의 우천으로 말미암아
여름이라는 불꽃이 오랫동안 제대로 타오르지도 않고 사그러져버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여름을 퍽 조아하는 편이고 여름이 끝나는 시기는 뜻모를
씁쓸함이 밀려와서 영 좋지못한 기분으로 매년 이맘때를 보내곤 한다.
마치 여름동안 많은 피서객들이 다 빠져나가 지금은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쓸쓸한 해변가 같다고나 할까..?
이런 8월의 마지막 주말 어김없이 정기여행의 일환으로 서울을 떴다.
여행지는 가평의 조무락골과 아침고요수목원.
이번 여행중에 회사일이 터져서 난 사실 기분좋게 즐기지는 못했으나,
그런건 제껴두고 오로지 여행에 대해서만 얘기하겠다.
가평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 차만 밀리지 않는다면
2시간정도면 충분할 듯 싶은데 우리의 경우 차가 밀려서(청평쪽에서
무쟈게 막힘..) 3시간하고도 반시간이 더 소요됐다.
그러나, 가평읍내를 들어서서 가평의 조무락골을 찾아가는 길은
가히 환상이다. 가지각색 초록 빛깔의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들과
산세의 조화, 가평가도를 중앙에 두고 양 사이드로 펼쳐진 논의
싱그러움과 맑은 계곡의 줄기는 정말 말을 잃게 한다.
서울과 근접한 곳에 이러한 곳이 있었던가 새삼 놀랍기만 하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있자면 모든 근심, 걱정은 바람과 함께
훨훨 다 날려보낼 수 있으리라...
조무락골은 가평읍내를 지나고도 한참동안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가야한다. 그렇게 얼마 가다보면 삼팔교라는 작은 다리가 나오고
그 다리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되는데, 비포장도로 이므로
약간의 운전기술이 필요하고, 맞은편에서 나오는 차를 맞닥뜨리면
골치가 좀 아프다. 다시 후진 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거기만 지나면 그러나, 멋들어진 산장이 하나 보이고 거기가 바로
우리가 이번에 묵었던 숙소다. 사람들 모두 감탄을 금치 못한다.
흐뭇~~ 내가 시삽을 하면서 가장 흐뭇하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면
바로 지금같은 경우일 것이다. 거의 모든 여행지를 혼자서 결정하고
숙소또한 내가 예약하는데 회원들이 이렇듯 한결같이 좋아할 때 말이다.
여장을 풀고 바로 고기를 구우면서 빠질수 없는 술을 마셔준다.
한국 사람들은 어디든 여가 시간을 즐기러 갈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고기와 술일 것이다.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 옆에서 계곡물이 촬촬 흐르는 소리가 경쾌하다.
밤이 되자, 밤하늘에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거린다.
한순간에 모든 시름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 들고 목이 아플때까지
별을 올려다본다. 좋구나... 정말 좋구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
하리... 이렇게 좋은 곳에 내가 있는데....
선발대로 떠난 우리 7명에 후발대로 5명이 더 오고 정확히 모두 12명이
모여 새벽까지 모두들 발그레한 얼굴로 웃고 떠들고... 겨우 잠이 들어
아침 7시즈음에 기상해서 아침 차려먹고 조무락골의 하이라이트인 폭포를
찾아서 걸었다. 폭포를 찾아가는길.... 울창함이 하늘을 찌르는 원시림과
쉴새없이 맑은 소리를 쏟아내는 물 소리에... 상쾌한 기분이 최고조에
다다른다. 얼마 걸리지 않을거라는 라는 예상을 깨고 1시간 이상이나 걸어야
하지만, 가는 길이 가파르지도 않고 폭신한 오솔길이라 부담 없이 걸었다.
그렇게 찾아낸 폭포. 이름이 복호등 폭포라 한다.
30미터정도 되는 그것은 층층이 작은 폭포로 되어 있고 물길 옆에 물안개와
푸르른 고목들이 진을 치고 있다. 다들 감탄사 한마디씩! 나는 사진 욜라게
찍고... 신발을 벗고 물속에 발을 담갔더니 오싹 차가운 느낌과 서늘해지는
것이 1분이상 견디기 힘들다.
남자들 신났다고 옆으로 가파르게 난길을 따라 폭포 위층으로 올라가서
하는 말이 여긴 더 좋다 한다. 여자 회원들 아무도 안 나서는데 그 좋은
구경을 놓일쏘냐 내가 이내 따라 올라갔고 그들과 함께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경치는 무릉도원이었다. 사람들에게 들키기 싫은 모냥
꼭꼭 숨겨져 있는 듯한 곳이다. 아는 사람만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며칠 전 신문에 기사가 나서 그날 따라 사람한번 많이 봤다. 제길..-,.-
너도나도 할거 없이 그야말로 별세게인 이곳을 보고 눈을 반짝거리며
숨을 죽인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달래랑 먹고...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런 곳에 살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님을 찾으면
그리 할까 부다. 멀리 멀리 청산을 찾아서... 떠나가야지...
아직 기억속에 있었나 싶었던 싯구 하나 하나가 떠오르기까지 한다.
떠날때는 말없이... 아니 온 듯 추억만 가지고 살포시 떠나가자.
그리고 제발 술이나 담배 같은건 이런 곳에서 하지말기를...
청정지역을 훼손하는 그런 뭣 같은 짓은 금물이다. 쓰레기도 물론
하나두 버리지 말것! 만일, 그랬다간 엄청난 벌금이 그대를 기다릴것이니...
환경부에서 청정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 하니까 알아서들 해야한다.
두 번째 여행지 아침고요수목원은 조무락골에서 1시간이상을 또
차로 내달려야 한다. 이곳은 차를 가지고 가지 않으면 무척 불편하다.
왜냐? 비포장도로가 주욱~~~... 운전도 잘하는 사람이 해야한다.
또한 입장료가 비싸다. 일요일은 천원이 할증되서 오천원을 받는다. 우~
12명이면 육만원... 육만원이 그냥 날라갔다.
비싼 입장료만큼 좋지는 않다. 다만, 수목원을 둘러싼 산세만큼은 기막히다.
가족과 연인들이 도시락 싸가지고 쉬고 가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개인적으로 광릉 수목원이 휠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가고싶은데 생각만 마음속에서 들뿐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과감히 행동을 했으면 한다. 그러할 생각이 있다면, 그냥
현상유지나 되길 바라지 않는다면 말이다. 비단 여행에만 해당되지는
않을 듯.....
느끼지 못하는 사이 가을의 내음이 서서히 코끝을 자극하는 것만같다.
올 가을에는 모두 행복한 여행추억을 하나씩 안고 돌아오자!
(2001. 8월 여행)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