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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된 나날들의 포도당, 생활을 연명시켜 주는 링거의 주사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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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는 고군산군도라고 섬이 밀집되어있는 군도 중 가장 비경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곳이다.
그 이름의 뜻 또한 신선이 노닐다 간 곳이라고 하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과연 그렇구나 동감했다.
다만, 최근 몇 년동안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고
기타 많은 위락시설들이 들어서 있어서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 자체는 굉장히 조용한 편이다.
이러한 것들만 뺀다면 뛰어난 경치가 전혀 바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섬이라고 볼수 있다.
선유도는 장자도와 무녀도가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다.
두 섬이 선유도를 중심으로 근접해 있기 때문에 산책하듯 돌아볼 수 있는데
자전거를 빌려서 다녀도 좋으나, 도보로 천천히 둘러보면서 다니는걸 추천한다.
선유도는 또한, 선유 팔경으로 명명된 관광지가 있는데 악천후로 인해 나는
그것들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평사낙안과 명사십리는 저게 그거구나 실감만 했고 저 멀리 망주봉은 올라 가보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다 왔다.
날씨만 좋았으면 능히 구경을 하였을 터인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른 친구들 잠잘 때 난 장자도를 둘러보러 나왔다. 토요일 오후에는 날씨만
흐렸지 다니기엔 별 무리가 없었다. 사진기 하나 끼고... 선유도 해수욕장을 지나 한참을 걸어야 장자교가 나온다.
걸어가는 길 사이로 이름모를 들꽃과 풀들이 만연하다. 오전에 간간이 비가
온 덕으로 이슬을 머금은듯한 선명함과 그윽한 풀들의 냄새가 아주 조화로워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이때만 해도 진짜 좋았지..--)
장자교는 선유도와 장자도를 잇는 다리. 장자도로 향하는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낚시를 하는 아저씨들도 보이고 죽은듯한
불가사리 몇 마리도 볼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시원함을 넘어서 차갑게 느껴진다. 장자교를 지나 장자도로
이르는 길은 시골길 같은 수수함이 묻어난다. 그물을 고치고 있는 어부아저씨들에 깔깔거리며 지나가는 어린아이들... 2인용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연인들...
모두 정겨웁게 보이고 작은 고깃배 몇 척을 보며 사진기에 담았다.
있는 듯 없는 어촌의 작은 마을 같다. 그 길을 따라 주욱 걸어가면 다시 작은
다리가 나오고 그 너머로 청량한 바다와 민박을 하는 몇 집을 볼 수 있다.
길이 끝나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하고도 반시간을 조금 더 보태면 될 듯 싶다.
내 경우, 요기저기 다 쳐다보느라 시간이 좀 더 지체된 것 같다.
어느새 어슴프레 어둠이 곁으로 다가와 어둑어둑 해진다.
그런데 오히려 그 느낌이 더 친근하고 편안하다.
다시 천천히 걸어나오는데, 기어이 벌레에 물려서 살갗이 부어오른다.
사진 찍어달라는 연인들 사진 몇방 박아주고 장자도로 나오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무슨 불빛인지 일렬로 켜진 불빛들이 묘한 광경으로 다가온다.
금새 어두워져서 숲길을 지나기가 불쑥 겁이 난다. 빠른 걸음으로 뛰는 듯
걸어가 선유도로 들어왔다. 해수욕장 부근이 벌써부터 북적댄다.
노래방기계가 벽을 사이에 두고 몇 대가 있는데 방음시설도 없는 곳에서
죽어라 노래들을 부르니까 시장 통이 따로 없게 시끄럽다. 눈쌀이 찌푸려지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요물이지.... 혼자 중얼거리며 민박집으로 들어왔다.
내가 묵은 민박집이 주혜 민박인데 민박집으로는 유일하게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이다.
그 위쪽으로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데 그곳은 가게를 겸하는 집인 것 같았다.
여기서 민박집 정보하나. 조금 더 일찍 예약을 했으면 아마 조금 싼방을 구할수 있었을터인데 일주일전에 예약하니 피서철이라서 그런지 방 값이 꽤 비쌌다. 그런대도 방이 없으니 말 다했지 머...
박당 4만원. 물론 2인 기준이고 한사람이 추가되면 5천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욕실 딸린방)
욕실을 공동으로 쓰고 방만 쓸거면 3만 5천 정도 하는 것 같다. 모든 민박집이
공통이고 이번처럼 날씨로 인해 배가 뜨지 못할 경우 나갈 손님들이 못나가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오면 민박집은 그야말로 경사났네다.
1박에 무려 7만원에서 8만원을 받는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일밖에...
밤엔 오전에 깨온 맛조개를 구웠다.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나가면 맛조개를
캘수 있다. 이놈들 의외로 맛이 일품이다. 술 안주로 그만이얌.. ^^
맛조개 깨는 방법도 살짝 공개하면...
우선 소금을 봉지에 한가득 그리고 호미가 필요하다, 호미는 민박집에서
대부분 빌릴 수 있다. 선유도 해수욕장 부근이고 두사람이 한조가 되어야 한다. 갯벌을 훒어 보면 작게 구멍이 난걸 볼수 있는데 여기를 우선 호미로 판다.
그러면 그 구멍이 더 커지면서 송송 방울이 맺히고 부글거리는 걸 볼수 있는데
이때 바로 한 사람은 소금을 구멍에 조준하며 뿌려야 한다.
잠시후 더욱 부글거리며 뮌가 쑥 올라오는걸(이놈이 맛조개이다. 일자로 생겨
5센치정도 되는데 큰놈은 8센치 되는것도 있다.) 볼수 있는데 이때를 놓치지 말고 다른 사람은 그걸 바로 손가락으로 잡아야한다.
이놈을 바로 손가락으로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지 말고 잡은채로 힘을 조금만 주면 맛조개 놈이 힘을 뺀다.
이때 끌어올리면 된다. 단, 호미로 판 그곳에 물이 들어오면 그 곳은 포기하고
다른 곳을 파야한다.
난 이런거 잡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이 맛조개놈과의 사투는 의외로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늦은 밤시간 사람들과 맥주캔을 한아름 가지고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나갔다.
노래방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한적한 곳에 돗자리를 펴고 철썩거리는 바다를 보며 그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는 건 함께 가는 여행의 또 다른 재미...
내일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길 줄은 까맣게 모른채 우린 흥에 겨워 이 8월의 여름을 즐겼고
그렇게 섬에서 맞는 여름밤은 깊어져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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