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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된 나날들의 포도당, 생활을 연명시켜 주는 링거의 주사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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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다녀왔다. 음... 이번이 세번째인가..?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경주, 그리고 이십대후반의 직장인 시절에
두번째로 그곳을 찾았고 삼십대를 넘긴 지금, 또 다시 경주에
내 발자국을 새겨놓고왔다.
두번째 경주여행에서의 기억이 그저 그래서... (당시 경주를 돌아보면서
왜이렇게 볼게 없을까 라며 다시 찾을 곳이 못되겠다고 생각했었다)
경주 여행을 처음에는 거절했었지만, 문화엑스포의 기간이었고 지도를 보니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인 청도를 가깝게 두고 있어서 가기로 결정을 본것.
요근래 한국의 날씨가 마치 런던의 그것처럼 흐리고 비를 뿌리는 기상상태가 잦은
까닭에 우산은 필수였다. 여행중에는 흐리기만 했으면하는 바램이 다행히
하늘에 다았는지 첫날을 빼고 비가 내려도 여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여서 쾌재를 부르며 여행을 할수 있었다.
여행의 시작, 시작부터 나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기차표를 예매한것을
뻔히 알면서 시간을 초과하여 서울역에 도착한것이다.
내가 미친것이라 자책하고 꾸짖고 한탄하면서 고속버스를 타고 경주로 향했다.
아.. 이런일 처음이다. 여지껏 그렇게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경우는 단한번도
없었더랬는데... 그러나, 음악을 들으며 주위의 경치를 지긋이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했었고, 덕분에 경주에 다달아서 허겁지겁 내리느라 스카프까지
잃어버리는 손해를 감수해야했다.
일행들과 한화콘도에서 합류한후, 그들이 차려준 저녁을 흐뭇하게 먹고 자전거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갔으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때문에 자전거타기는 글렀구나
싶었는데, 점차 여우비로 변해갔고 자전거타기를 소망하는 일행들로 인해 자전거를 타고
보문단지를 돌았다.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는 나는 능숙하게 자전거를
모는 그들에 비해 뒤쳐질수밖에 없었지만,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 좋았다.
어느새 비는 그쳤고 식료품을 구입한 다음 강이 바라다보이는 자리
좋은 곳에 앉아 땀으로 범벅된 심신을 식혔다. 함께
앉아서 마시는 캔맥주가 시원하게 넘어간다.
밀려드는 어둠에 기대 앉아 땀을 식히고 있다. 간만에 하는 여행인지라 기분이 좋았다.
자전거 대여시간에 맞춰 다시 콘도로 향해야한다. 자전거를 타고 강을 끼고 도는
보문단지는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전거 옆의 우리들... 친구가 몰래 찰칵!
콘도에 들어와 샤워후 맛나는 골뱅이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대구에 연고지가 있는 친구 한명이 방문해 함께하다. 그의 연애이야기를 경청하며 하루를 마감하다.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원한것이 효험이 있었는지 다음날, 비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흐린 하늘... 노파심으로 각자 우산을 하나씩 챙겨
들고 엑스포가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 친절을 가장한 상술에
아침부터 기분이 상한 우리는 거기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며
엑스포에 입장했다.
아직 오전이고 날씨탓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우리는 일정표를 들고 보고 싶은 곳을 지목한후 열심히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먼저, 마가리타공연... 사실, 말이 세계문화엑스포지 내가 보기엔
한.러 문화엑스포라고 해야 정확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러시아 공연 일색이었다.
3D입체영상인 '천마의꿈-화랑영웅기파랑' 은 입체안경을 쓰고 보는
영상인데, 그 사실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꽤 잘만들어진 영상물이었다.
당시 나는 알지 못했으나, 친구는 내용이 감동적이라서 두빰을 눈물로
적시었다 하였다. 이번 엑스포에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세계성문화전'은
따로 입장료를 지불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았다.
특히, '19세 이상 관람' 이라고 표시된 곳은 봐줄만하다.
물론 외국과 비교해 본다면 양반이겠다마는... --;;
우리가 가장 즐겁게 본 공연을 뽑자면 단연 '러시아 볼쇼이서커스' 이다.
나, 사실 서커스를 직접 본건 처음이었다. 1시간 가량 스릴있고
재밌게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 러시아 언니들 정말 예뻤다.
몸매도 환상... 흐흐.. 친구는 그들 중 두명과 기어코 사진을 찍었다.
공연장을 찾으며 돌아다니던 중 그나마 괜찮은 풍경을 담았다.
'세계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전' 도 그 타이틀이 무색하게 한국것이
대부분이었다. 아톰외 몇개의 일본 캐릭터를 제외한다면...
퇴장시간에 맞춰 엑스포장을 빠져나왔다. 제대로된 문화엑스포로
정착하기에 아직 충분히 부족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발전되고 훌륭한 엑스포로
성장하길 바라며 이번 엑스포의 캐치 프레이즈인 '천마의 꿈'의
모델인 천마와 함께 엑스포 관람을 마칠까한다.
여행의 마지막날, 청도를 가기전에 불국사에 들렀다.
수학여행때는 웅장하고 거대하게 보였던 불국사였는데, 지금보니
그렇지가 않다. 나는 자랐지만, 이곳은 그대로였고 문화재보존
차원으로 이제는 내발로 디딜수가 없는곳이 있다.
사찰 어디에나 있는 약수물을 마시며 땀을 식힌다. 날씨가 퍽좋다.
덥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했다. 간만에 느끼는 더위...
불국사내의 다보탑과 석가탑이 반갑다. 그 옛날 즐겨 들었던
역사와 전설이 떠오른다.
휘휘 천천히 불국사를 휘돌며 나를 비롯해 사진찍기를 즐겨하는
일행들과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불국사를 뒤로 한채 청도로 향한다.
청도 운문사, 그곳에 가고 싶었다.
내가 경주여행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 바로 청도와 근접했기때문...
일행들에게 일찍부터 노래를 했고 여행의 끝에 청도로 향했다.
드디어 운문사를 가는구나... 비구승들의 사찰, 그곳으로...
청도로 향하는 중간에 운문댐앞에서 차를 세우고 잠시 조망하다.
청도에서도 한참을 달려 운문사에 다았다. 생각보다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닌듯... 운전하는 친구에게 미안하다.
차를 주차후 운문사에 가기 위해 호젓한 길을 걷다. 사람이 우리 이외에
없다. 그래, 바로 내가 원하던 분위기의 길,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즐겁고 한가로움에 복받쳐 쉴새없이 조잘거린다. 운문사로 걸어가는
옆길로 냇물이 무척 깨끗한 수질을 자랑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가는비가 떨어진다.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지고 때마침 운문사로 들어가는 봉고차를 세워
함께 타고가다. 맘씨 좋은 내외셨다. 입구에 내려 흐트러지게 핀 꽃들에 취하다.
운문사는 아주 조용하고 고즈넉한 절이었다. 비구승의 절답게 모두
여승들뿐이었다. 사진을 찍지말라고 손을 휘져었지만 웬지
그들의 모습을 담고 싶어 말을 듣지 않았다. 미안하게 됐소이다.
자, 아름다운 비구승들의 모습을 보도록하자.
크지않고 아담해서 더욱 좋았는데 곳곳에 후각으로는 맡을수 없는
향기로움이 짙게 배어있었다.
구석구석을 돌다 만난 그녀, 책읽는 모습이 그지없이 어여쁘기만하다.
운문사속의 우리 모습도 추억이란 이름으로 동화되어간다.
운문사를 떠나야하는 시점, 다시한번 그 자태를 아로새기고 나오다.
그리도 가기를 원했던 운문사는 기대 이상이었다. 내가 사찰을 좋아하는
이유가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그곳은 계절도 시간도 공간속에 녹아있었다.
1. 서종욱 2004-11-19 09:51:01
고2때 경주 수학여행시절 다보탑 위 계단에 몰래올라가 사진찍고 내려오다 발이 접질려거 띵띵붓고 무지하게 고생한기억이 나는구려 ...할..
- 문화재를 보호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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