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한치 어긋남 없이 안겨준다.
우리네 봄은 남도로 부터 올라온다.

남도 중 섬진강의 봄은 산수유꽃과 매화꽃으로 부터 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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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산들 강바람에 흔들거리는 꽃을 담고 있는 나무숲에서 시작된 섬진강의 봄날은 눈부시기만 하다.

세상과 사람에 지쳐 안식처를 헤메이던 나는 여행길을 남도로 정했다. 그것도 혼자하는 여행지로 말이다.

당일코스로 무리가 있기는 했지만 아침 일찍 버스로 출발해 점심 즈음 꽃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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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상 구례의 산수유 마을을 먼저 보는게 좋다. 휴일인 관계로 인파로 북적대는 건 감수하고, 몇년전

왔을때와는 사뭇 차이를 보인다.
그게 더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산수유꽃을

보러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많이 몰려들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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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러거나,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건 산수유나무의 행렬이다. 어디서
건 작은 산수유나무라도

없는 곳이 없다.
노란 산수유꽃으로 치장하고 있는 마을이 눈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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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들을 더 잘살펴보기위해 기슭에 자리잡은 상위, 하위마을로 향했다.
몇년전만 해도

상위마을을 꼽았다는데, 근래에는 하위마을이 산수유보기에 더 적합하다고 한다.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인 민박등이 상위마을을 하나,둘 채워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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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마을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산수유꽃을 에워싸고 있는 계곡이 있다. 물이 양껏 흐르지는 않지만

제법 졸졸거리는 소리를 내며 흘려 봄을 더욱 특징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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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아래로 두고 마을을 걸어가다면 소박함으로 맘이 따사로워진다. 작은 냇가의 물이나 밭고랑 사이,

그리 높지않은 돌담사이, 그리고 갑자기 많아진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개 한마리...

더이상 다른 무에가 필요있다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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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틈이란 곳은 죄다 비집고 나온 산수유가 마을 전체를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여 놓았다.
그래서인지 너나 할거없이 사람들 조차 꽃이 된듯 화사하게 웃는다.

커다란 수동카메라와 악세사리를 동원해사진을 찍는 전문 사진인들도 보이고 물감으로

풍경을 옮기는 나이든 단체 관광객들도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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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짜 풍경이고 그림이랴... 사진속의 할아버지께서도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계신다. 그 모습이 웬지 모르게 고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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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하는 사람들로 일대는 붐비기만 했다. 이 마을에 사시는 듯한 할머니께서는 마실을 다녀오신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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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드시는지 계곡 사이를 연결해주는 작은 다리에 앉아 숨을 고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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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은 지리산 방향에 있는 한식당에서 비빔밥으로 때웠다. 전라도 음식답게 비교적 맛이 좋았다.

시간 관계상 지척에 화엄사를 두고 떠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고로쇠 약수로도 유명한 산수유 마을

아래 지리산 온천랜드도 다음을 기약하며 나의 본 여행 목적지인 매화마을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