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고된 나날들의 포도당, 생활을 연명시켜 주는 링거의 주사액
|
| |
| |
| |
|
먼저 일러두건대, 여행의 삼일째되는 날, 그 여정의 글이 좀 길다. ^^;
안면도 초입(일컫는 지명이 있었는데, 잊어버렸다)까지는 배로 10분도 채 안걸렸다.
배에서 내려 인근 슈퍼에서 버스표를 사고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뚜벅이도 꽤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을텐데... 승용차 없이 여행을 하면 교통수단이 늘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여행자에게 버스를
타면서 까먹는 시간은 이따금 돈보다 귀하게 느껴진다.
안면도초입→안면도→태안시내→신두리. 이것이 우리가 가야하는 노선이다.
안면도까지 1시간이상을 에어컨도 없이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달렸다. 창문을 죄다 열어놓고 달리니 자연의
바람이 버스내부를 관통하여 곳곳에 시원함이 스며들어 기분이 아주 좋았다. 아스팔트길이 아니여서
덜컹거리는 맛도 일품이었고... 지은이와 나는 이 버스를 타고 신두리까지 가기를 바랬다. ^ㅁ^
공기가 좋은 시골이었기때문에 이런 생각이 가능했으리라.
안면도에서 다시 태안시내를 들어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태안에서 내렸다. 이쯤에서 일이 생긴다.
버스터미널에서 신두리행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5시 10분에야 버스가 한대 있을뿐이었다.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신두리는 하루에 운행하는 버스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다. 우리가 2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했으니
기다려도 너무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일단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분식집으로 들어갔는데, 손님이 와도 본체만체, 주문을 받으라고 하니 표정없는
얼굴로 말하길, "거기서 불러유~" 우린 허걱... @#$%& 충청도 사람들 왜이렇게 불친절한지 모르겠다며
한마디씩 안할수가 없더라. 음식맛이 없었다면 더 열이 받았을지도.
점심을 먹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시간이 너무도 아까워서 우리는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기로 했다.
헌데, 택시값이 만만치가 않았다. 쭉 늘어져있는 택시앞에 기사아저씨 몇분이서 담소 중이길래 미소를 지으며
우린 학생이고 하니(뻥을 좀 쳐야... 하하..^^;;) 택시값을 조금만 깎아줄수 없겠냐고 말했는데, 이 아저씨들은
하나같이 절대 안된다고 한다. 이럴수가... 우리의 미모가 먹혀들지않다니... @O@
우리는 아저씨들이 너무 미워져서 택시를 타지 않고 한동안 터미널주위를 맴돌기만 했다.
할일없어 잡담이나 하고 있으면서 손해를 좀 보더라도 자기 고장을 찾아준 관광객에게 약간의 인심을 베풀수도
있지 않았을까. 충청도 사람들에게 정이 뚝 떨어진건 말할 것도 없다. 충청도 사람들에게 요즘 한참 뜨고
있는 친절함의 대명사, 금자씨를 보내줘야 한다고 이 언사 힘차게 외친다!! -ㅁ-
허나,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어쩌겠는가. 다시 택시정류장으로 가서 처음 보는 아저씨를 구슬러
겨우 쬐끔 싸게 쇼부를 보고 택시를 탔다. 우리는 가면서 충청도 사람들의 불친절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기사아저씨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고 다행히 지금까지 만났던 충청도 사람들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았던 아저씨는 우리에게 만리포로 갈 것을 제안했다. 그리하여 어쩌다보니 우리는 그 아저씨가
추천한대로 만리포로 향했다.
신두리에 못간다는 사실이 맘에 걸렸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는 신두리에 갈 수 있었으니,
이날 신두리 대신 만리포로 결정한 일은 아주 잘한 선택이 된셈이다. 만리포에 도착해 일단 민박을 잡았다.
싼값에 잡으려고 보니 좋은 방은 얻을 수가 없었다. 짐을 놓고 일단 나왔다.
이제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할까요? 먼저, 접사시리즈가 되겠쓰요~~
민박집 한쪽 귀퉁이에서 뽀로롱 피어있던 꽃. 색감이 예쁘지 않은지?
^~^*
능소화?
이꽃의 이름이 능소화가 맞는지, 아닌지... 아니라면 이름은 무엇인지 아는 사람 리플 좀 달아주어요~
웬 학생들이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떼거지로 몰려있는지... 수련회나 뭐 그런 종류의 행사가 있는 모양.
우리가 오니 알아서 피해주는 센스도 있다. 으흐흐...^ㅅ^
얘들은 여기서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새우깡 찾으러다니나? 영구가 된 은희왈, "새우깡 없다아~"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등대도 찍어보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지은이는 튜브가지고 수영을 하고, 미처
수영복을 준비하지 못한 나는 짧은 반바지만 입고 옆에서 아쿠아로빅을 하고...-,-
수영복을 가지고 오면 수영을 못하고, 안가지고 오면 수영할 일이 생기고 거참... 뭐냐고~
수영을 마치고 다시 민박집으로 가서 젖은 옷을 주물러빨아 빨래줄에 걸어놓고 다시 나왔다.
팬티도 있다는... 쿨럭... *__*
멋쟁이 지은이도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
매력적이며, 노래도 잘하고, 재즈를 좋아하는 멋있는 친구다.
발리가 너무 좋아 9월초에 다시 발리를 간다고 하는데, 나도 따라가볼까 고민 중.
점차로 해가 지고 있는 무렵, 해수욕장 반대편으로 무슨 볼거리가 있는지 걸어가기로 한다.
개사나이, 길에서 만나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는 뭐가 있는지 물어봤다가 다음날까지 도움를
받게 되었다. 지은이와 대화 중...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짐.
그가 델꾸다녔던 개. 들었는데 신경 쓰지않아 종 이름은 모름... 베토벤처럼 생겼는데...
걸어서 석양이 지는 만리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배경이 훌륭한데 그냥 지나 치는건 예의가 아니지. 허걱...팔뚝살의 압박이... ㅠ_ㅠ 그래도 어여쁘게 봐주길... ^^;;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해의 석양을 감상해볼까나~
아주 오랫만에 보는 서해의 일몰, 여전히 아름답고나...
낭만적인 음악이 흐른다면 분위기가 더 이상 좋을 수 없을텐데, 옆에서는 쿵짝쿵짝 트로트가 울리고 있더군. -__-
개사나이와 재회 후 그가 저녁을 산다고해서 못이기는 척 받아들이는 우리. 속으로는 아싸라비야!
괜찮다는데도 굳이 회를 시켜줬다는... 스끼다시도 푸짐하고 원산도와는 비교조차 하고 싶지 않다.
이런걸 우리는 진정한 생선회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개사나이는 만리포 관광호텔이 부친소유이고 자기가 서울대출신이라며 퍽이나 잘난 척을 했다.
아무튼 나서는 것들은 다 재썹써~~ 생선회가 아니었다면 돌아보지도않고 휑하니 가버렸을거다.
어느 정도 장난을 맞추다가 술을 많이 마신 지은이와 개사나이가 지은이의 사적인 문제로 조금 티격태격하는
바람에 전망이 좋은 곳을 알고 있다는 개사나이의 의견을 지은이는 피곤하다며 거절했다.
나는 좀 아쉬웠지만, 친구를 두고 혼자 갈수만은 없어 지은이와 민박집으로 가서 지은이의 속상한 얘기를
들어주다가 어느새 뻗어버린 그녀를 옆에 두고 잠이 안와 TV를 보기 시작했다.
위성채널에서 나오는 에로영화와 공포영화 한편씩, 그리고 오랫만에 보는 '두얼굴을 가진 사나이'까지
보고 나니 새벽이 4시가 넘더라. 내가 잠을 못잔 가장 큰 이유는 민박집이 너무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이불도 그렇고, 붙어있는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까지... 방문을 열고 잘수도 없고 나는 아주 미치는 줄 알았다.
여기서 얻은 교훈, 앞으로는 돈을 좀 쓰더라도 잠만큼은 좋은 데서 자자!
다음날, 우리는 개사나이의 전화때문에 일어났다. 시간을 보니 일곱시쯤이었는데, 자식이 아침 잠도
없냐고 우리는 궁시렁궁시렁... 같이 아침을 먹자고하여 고양이세수를 하고 나와 아침을 먹으면서 하는
소리가 신두리에 가자는 것이다. 비몽사몽이었던 내 의식이 번쩍하고 깨는 순간이었다.
아침을 먹은 후 어젯밤에 미처 가지못한 전망대에 가자는 개사나이의 제안을 우리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신두리에 간다는 데 뭐든 다 들어준다는 마음으로... ^^;
전망대로 가려면 해안을 따라 쭉 걸어가야 한다.
색색깔의 비치파라솔이 예쁘다.
바다를 등지고 한장 찍어도 보고.
바다와 등대는 떼어놓고 볼수 없는 관계. 바다가 깜싸안은 등대는 너무 이상적이다.
특히나 빨간 등대는 웬지모를 로망을 심어준다. 색감을 조정해보기도 하고...
이 사진은 파란텐트가 포인트!
꼬마가 한명이 놀고 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전망대도착.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리포해수욕장.
전망대이외에 이렇게 깔끔한 숙박시설도 있었는데, 국민대에서 지은 시설이라 아쉽게도 외부인은
사용할 수 없단다. 바다도 보이고 여기서 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관리인아저씨와 개사나이가 친해서 두루두루 둘러볼 수 있었다
음료수도 얻어마시며 지은이랑 둘이서 . ^^
개사나이는 나만 보면 계속 사진을 찍으라 했다. 쨔샤... 니가 사진을 알어? 말 안해도 내가 알아서 다 찍는다. >o<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도중, 비치파라솔에 필이 박혀서리... ^^;;
신나서 민박집에 들어와 짐을 꾸렸다. 나는 냄새때문이라도 어서 민박집을 떠나고 싶었다.
이제, 신두리의 모래언덕으로 떠나는 일만 남았다.
1. 연아 2005-08-08 20:49:03
사진은 사진대로, 글은 글대로 여행기 넘 잼난다. ㅋㅋㅋ
개사나이 그후로 연락없어? ㅋㅋ
2. 송 2005-08-09 11:28:23
가고싶다.~~~~~~~~~~~~~~~~~~사진쥑여~
3. me 2005-08-09 11:50:46
연아 - 탱큐~ 헉, 그넘이 왜 연락을 하긋냐... 다행스럽게도 내 연락처는 모른다는...^^;;
송 - 가면되지! 너두 잘 다니잖여...^ㅁ^ 나중에 만나면 너도 쥑이게 함 찍어주마. 널러갑세~
4. 혜원 2005-08-09 20:40:19
언니는 여행가서 사람들 잘 사귀네요..난 잘 안되던데..담에 나도 도전하여 회를..ㅋㅋ..빨간 등대 꽂히네요..나도 꼭 가봐야겠네요..언니의 여행기를 읽고 있으면 나도 거기 반쯤은 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좋아여..어여 담 여행기 올려주세여..
5. 김진하 2005-08-10 00:11:00
정말 좋은곳에 여행을 다녀 왔구나
안면도 가면 나한테 연락이라도 하지
한때 내가 살던 곳이잖아 물론 엄격히 이야기하면 서산이지만...하여튼......
6. 김진하 2005-08-10 00:13:03
사실 몇년전만해도 안면도의 만리포,천리포 해수욕장이 유명했었는데
요즈음은 꽃지 해수욕장이 주가를 올리고 있지
오션캐슬도 생기고 2002년 꽃 박람회를 계기로 도로도 좋아지고...그래서 사람들이
그쪽으로 다 갔어... 사실 천리포,만리포 등 안면도 북쪽은 시설이 안 좋아
7. 김진하 2005-08-10 00:14:01
그리고 불친절한 이유
충청남도도 가야산을 경계로 주민들의 성향이 좀 달라
가야산 동쪽 즉 천안 주변 사람들은 좀 개방적이고 친절하지만
가야산 서쪽 즉 서산,태안,안면도 쪽 사람들은 폐쇄적이고 불친절하지
외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과 배척심이 강해
8. 김진하 2005-08-10 00:14:34
그리고 그쪽은 평야와 바다가 같이 있어 농,어촌이라
살아가는데 아쉬울게 없는 사람이야 부자들도 많고
그래서 자기들끼리 살아도 아쉬울게 없으니 다른 사람들한테 친절할필요가 없지
나도 처음에 가서 가게 주인들이랑 엄청 싸웠지 물론 다른사람들도 똑같이...
9. 김진하 2005-08-10 00:15:29
어제 비행하면서 안 그래도 그쪽 해수욕장을 봤는데 사람들이 너무 없더군
그리고 사족하나 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안면도는 원래 섬이 아니라 반도였지
지도를 잘 보면 알꺼야 안면도 북쪽을 뚫어 섬을 만든거야 즉 운하를 만든거지
10. 김진하 2005-08-10 00:15:41
네 가슴속에 안면도를 품지 않으면 안면도에 가더라도 안면도를 볼수 없는거야
다음엔 어딜 가려먼 반드시 나한테 이야기 먼저 해라
내가 대한민국에서 안 가본곳이 별로 없는지라 충분히 사전지식을 알려주마
내 지금 하는거 그만두면 여행 가이들 하던가 아님 책 낼꺼야 ㅎㅎ
11. me 2005-08-10 09:39:27
혜원 - 응, 좀 그런편인가봐. 나이드니까 모르는 사람에게 말도 잘붙이게되고... ^^;
생동감있는 여행기란 야그? ㅋㅋ 신두리편이 마지막인디... 얼렁 올릴께~
진하오빠 - 웬 리플이 이떻게 많나 싶어서보니 오빠였구먼... ㅋㅋ 방가방가~ 신혼재미는 어떠신가? ^^
연락했어도 못왔을걸... 뭘~ 오... 글구나.. 그래도 그렇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인디...
좋은 야그 고맙수... 알떠... 연락할께. 근디, 여행가이드는 오빠말발에 좀 그렇다는... ㅋㅋ
12. judy 2005-08-10 16:15:48
와~정말 멋이다....근데...너 독사진 찍은건..꼭..두개를 붙여논거 같아..ㅋㅋ
13. me 2005-08-11 16:07:50
그래? 풍경이랑 합성한 것같오? 내가 껴서 풍경을 망쳐논 것 같나? ^^;;
14. 정례 2005-08-14 21:29:02
역시.. 카메라하나 바뀐건데..사진들이..예술이야..
사진때문이 아니고..실력인가??ㅋㅋㅋㅋ
나도 빨리 사진찍어보고싶어..
다음일요일날 드뎌 역사적인 순간..ㅋㅋㅋ
15. me 2005-08-15 01:18:27
고럼... 내 실력에 맞는 카메라가 생긴거지... ㅋㅁㅋ
결심하고 나니 더 조급하지? 담주에 사기로 한겨? 추카추카! ^^
너 카메라사고 모임가지면 증말 재미나겠네... 내가 좋은 곳을 섭외해 놓으마!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