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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된 나날들의 포도당, 생활을 연명시켜 주는 링거의 주사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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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차가와지는 바람에 마음이 허해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현재, 여러모로 심리적인 공간감이 더 휑하게
느껴지는지라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포도당을 섭취해야 했다. 머릿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나의 생활을
지탱케하는 링거의 주사액인 여행길에 나서야하는 의무를 스스로 짊머져야 하는 것이다. 시지프스처럼... -__-
바다가 보고 싶어 동해로 장소를 정하고, 함께 갈 사람까지 포섭을 하고 떠나는 날을 기다렸으나, 아뿔사...
전날부터 날씨가 꾸물거리더니 기어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삼척까지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여서 잠시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그냥 가는거야~ 하기로 했다.
삼척까지 기차는 없다. 동해에서 갈아타는 불편함이 있어 고속버스를 타기로 한다. 첫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
but, 첫차는 아니었고 두번째인 것 같다. 아침 7시 10분에 출발!!
4시간정도 걸려 삼척에 도착했다. 이미 비는 많은 양이 내리고 있었고 하늘을 보아하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카메라를 챙기면서 펜탁스를 가져가도 괜찮을지 고민을 했다. 결국 가져오고 말았는데, 빗줄기를 보며 판단을
잘못한 게 아닐까,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는...
삼척에 도착해서도 바닷가를 가기위해 우왕좌왕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해수욕장이 있나 싶다는 용화해수욕장에
가려고 했는데, 버스는 이미 출발했다 하고 현지인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는 듯하여 결국 택시를 타고 말았다.
하지만 너무 멀었다. 이정표를 보니 울진방향으로 가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맹방해수욕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요한 건 어쨌거나 바다를 봐야 한다는거니까... -ㅁ-; 용화해수욕장은 다음 기회에~~
여행을 하면서 이런 의외적인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애초에 계획했던 곳을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제대로 못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했다. 아니... 자주인가? --??
아무튼, 맹방해수욕장에 우리를 내려주고 택시기사아저씨는 떠났다. 혹... 또 택시를 이용하게 되면 연락을
주라며 연락처를 알려주고는... -_-; but, 아마도 똑같은 택시를 이용할 일은 없을겁니다.
우와앙~~ 바다다!!! 동해바다, 이 얼마나 오랫만이냐~~ 잘 지냈니? 나는 못 지냈다아아~~ ㅠoㅠ
이곳, 맹방해수욕장에 사람이란 우리 뿐이었다. 하긴... 이렇게 비오는 날, 청승맞게 바다를 거닐다니... ^^;;
미리 알려주겠다. 앞으로 바다사진은 지겹도록 보게 될것이다. 음화핫~~ ^ㅅ^
맹방해수욕장은 몇년 전부터 영화촬영지로 알려졌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로 유명한 <봄날은 간다>와 최근에
일본아줌니들을 타겟으로 만든 배씨(욘사마)가 출연한 영화 <외출>의 바닷가 장면이 모두 여기서 촬영되었다.
특히, 앞으로 찍어온 사진을 보면 알게 되겠지만 <외출>의 대부분이 삼척에서 촬영된 까닭에 이 작은 어촌마을
전체가 <외출>의 포스터로 뒤덮여 있었다.
비가 와서 사진 찍는데 있어 무지무지 애먹었다. 함께한 소영이도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우산을 받치고 있느라
고생했다는... 소영아, 수고많았다. ^^
단 한사람도 없었으므로, 모래에 찍힌 발자국은 모두 우리 것이다.
태초에 그들은 모래에 발자국을 남겼더라. 외로운 모래길에 운동화 발자국...
그리고.... 죽어있는 물고기 한마리를 발견했다. 사진으로는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이 물고기 굉장히 크다.
소영이는 옆에 가서 같이 찍어야 물고기가 큰지 알수있다고 했는데, 차마 옆에 가서 사진은 못찍겠더라.
유아틱한 행동 하나. 모래에 이름을 새겼다. 헌데, 갑자기 파도가 밀려와 이때 쓴 글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다.
하여 재빨리 다시 쓰고 사진찍었다. 왔다 가다, 까지 쓰려고 했는데... 관뒀음.
보이는대로 나아가다 저편에서 군인 한명이 돌아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허걱하고 놀라 되돌아 나왔다.
주위를 돌아보니 한쪽이 부서진 철조망에 군사지역이라는 경고문이 있었다.
우리는 이런 날에 불쑥 나타난 꽤죄죄한 여자 둘을 진작부터 망원경으로 지켜보았을텐데 하면서 우리대로 수다를
떨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기는고나. ㅋㅋ
허기를 느껴 소영이가 가져온 달걀을 까먹고 맹방해수욕장을 빠져나왔다.
도로가 있는 곳으로 나오니 운무가 산허리를 휘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비가 와서 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처음에는 비때문에 여행 제대로 다니기는 글렀다 싶었는데, 적응을 하고 나니 빗속 여행길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더군.
택시기사아저씨가 알려준 버스정류장이 있는 방향으로 걷는다.
아무래도 버스정류장이 있을 것 같지 않아서 히치하이크를 시도하기로 했다. 근데, 히치도 차가 지나가야지
여긴 도통 자동차도 거의 지나지 않는 도로이다 보니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줌마가 탄 자동차가
한대 지나갔는데, 쳐다보고도 그냥 쌩하니 가버리더군. 우리 인상이 더러워 보였나? -ㅁ-
그러나 덕분에 마주친 전형적인 시골풍경에 그지같은 기분이 상쇄되었다. 비에 젖어 선명해진 자연친화적인
색감이 좋았다. 별수없이 이차선도로를 걸어서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큰 도로앞에서 다행히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타고 계신 승용차를 얻어탈 수 있었다. 요새 들어 노인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감사할따름... ^^
우리는 우산을 받쳐들고 새천년도로를 향해 하염없이 걸었다. 한참을 걸어가니 코끝으로는 바다내음이, 시선끝에는
언덕에 많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순간 와~ 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을 볼때마다 나중에 꼭 가야지 벼르고 있는 그리스의 산토리니가 떠올랐다. 한국의 산토리니 발견!ㅎㅅㅎ
"소영아, 우산 좀... " 내가 이렇게 말하면 소영이는 내쪽으로 우산을 받쳐주고 나는 조심스레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빗물이 들어가지않게 사진을 찍었다. 비가 와서 아주 불편했던 점이었다는... >_<
이쯤에서 우리는 오뎅과 붕어빵을 사먹었다. 큭큭... 바닷가에서 붕어빵이라... ^ㅁ^
소영이는 나도 모르는 새에 이렇게 내사진을 많이 찍었다.
붕어빵을 먹으면서 조금 더 걸으니 이내 삼척항이 보였다.
사진찍기 가장 좋을 때의 예시 한가지는 비온 뒤이다. 이유는 사물의 채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색은 더욱 그러하다. 원래 펜탁스의 색감이 진한데다가 비에 젖어 완죤 진하게 표현되었다. ^^
우리가 사진찍었던 곳 바로 앞에 얘들이 널려 있었다.
오징어인지 한치인지 잘 모르겠지만.... ^^a 진한 발색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서 현재, 대문사진으로 사용 중.... ㅋㅋ
본격적으로 바다사진이 주를 이루겠다. 삼척항마을을 지나면서부터 해안선도로를 따라 거세게 넘실거리는 바다의
땐쑤를 감상해보자.
바다가 보이자마자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셔터를 눌러댔다.
어쩔수없이 비스무리한 사진이 많을 터이다.
동해바다는 제주도바다 부럽지않은 푸르면서도 깊이가 있는 암청록색을 보여주고 있어 좋아한다.
이 도로가 바로 해안선도로이다.
마음껏 동해바다를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바다는 역시 동해바다가 왔다얏!
바다사진이 좀 지루한가. 그렇다면, 아리따운 홈피쥔장의 사진도 좀 즐겨보시라~
소영이. 표... 정이... 새초롬하다. ^^;;
얼굴을 크게 찍어달라고 하여... 재미있는 표정짓기를 좋아하는 그녀. ㅋㅋ
내 표정도 만만치않다. 소영이는 순간포착의 달인이기도 하다. 나도 모르는 내 행동과 표정을 그녀의 디카로
담았더라는... =ㅁ=
투명한 옥색빛을 닮아있는 바다.
아하하... 계속 바다... ^ㅁ^;;
은희, 바다사진을 찍고 있다. 카메라 꺼내기 용이하게 일부러 후드는 떼어냈다.
여행은 걷는 데 있다고 했던가. 이날, 우리는 굉장히 많이 걸었다. 배씨가 숙박했다는 호텔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럴수록 바다를 조망하는 시선도 넓어지게 되었다.
난간 뒤에는 야생화와 풀들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비가 어느 정도 그쳐 아웃포커싱을 시도해보았다.
찍은 사진을 확인해보고 있다. 몰카의 달인 소영의 작품.
깎아지는 절벽사이로 보이는 바다.
글 집어넣는 것도 일이네. 요것도 바다 아니겠나. -ㅁ-
저끝부터, 아니 그전부터 여기까지 걸어온 것임. 소영이랑 농을 치며 초코렛도 먹고, 사진찍고 그리 힘들지 않았다.
비가 잠시 그친 사이에 소영에게 부탁해 펜탁스로 찍어보다.
보다시피 <외출>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여기도 촬영지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망한 영화라고 하지만, 일본아줌니들은
열성적으로 이곳까지 찾아다니고 있었다. 배씨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 것일까. -,.-a
소영이는 이런 거찍는 우리도 같은 이치라고 했지만서도... -,-
호텔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소망의 탑이 보인다.
이것이 소망이 탑이다. 앞에서 소망이 이루어지길 빌었다. 제발 로또 1등 좀~~~
소망의 탑 주위에서 사진 한장씩 찍어쓰요!
나도 웃기는 포즈를 취해봤다. ㅋ_ㅋ
해안선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을 하면 삼척해수욕장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더이상의 행군을 중지하고 다시 영화포스터가 붙어있는 호텔쪽으로 내려와
버스를 기다렸지만, 언제 올지 기약이 없어 또 택시를 타게 되었다.
택시를 타고 죽서루로 향했다. 죽서루는 삼척여행기 두번째편에서 확인하시길...
1. 송 2005-10-04 18:51:08
우쨰 난 자라다만거 같냐?언니 카메라 이상한거 아냐?ㅋ그나ㅏ 얼굴 뽀샵해줘 잡티안보여 다행.음캬캬 내홈피에 퍼가 다시 편집해 올렸당.사진 넘 좋은데 넘 어두워보여.이거보단 실제 날이 밝앗었자나.영훈 밥먹이고 잠시 들어와 봤어,궁금해서..다시 잠수모드~슝~~~`
2. 연 2005-10-05 12:55:03
외출을 여기서 찍었구나. 영화는 진짜 별론데... 사진 너무 좋아~ 난 어두운 게 오히려 더 좋은걸? 증말 비오는 날 다닌 것같어.ㅋㅋ
3. judy 2005-10-05 13:40:02
항상 하는말이지만...너가 찍은사진과..하나하나의 설명들을 읽다보며....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고..해외를 찾을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든다...
너무나 멋진사진...멋진글.....잘보고가`~^^&
4. judy 2005-10-05 13:49:13
퍼간다~~^^
5. 정례 2005-10-05 15:13:29
ㅋㅋㅋ 잼밌었겠다.. 나도요즘 바다가 너무 보고싶어..
가슴이 답답한게.. 미치겠오.. 요즘 너무 힘들어..
흑흑.... 언니 사진보며 그나마 위안을 삼고..
펜탁스의 색감에 새삼 반해버렸어..
6. me 2005-10-05 21:02:37
소영 - 니가 원래 좀 아담하잖여. ^^ 음... 내 기억으로는 비가 와서 종일 어두컴컴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저 렌즈가 좀 어두운렌즈라 그럴지도... 영훈씨 빨랑 건강해져서 니맘도 편해지고 잠수도 그만타길 바란다.
연 - 응. 너 저 영화 봤나보구나. 허진호표 영화 괜찮았했는데... 퇴보한 듯 보여. 불편하긴 해도 비올때 떠나도 괜찮은 것 같아. 단, 차가 있어야하느니... -ㅁ-
7. me 2005-10-05 21:10:09
judy - 으흐흐... 내가 사진찍고 밑에 부연설명넣는 걸 즐겨서리... ㅋㅋ
그래도 해외는 늘 나가고싶어. 한국도 좋은 곳 많지만 외국의 이름난 곳을 다 누벼보고 시포~~
정례 - 엉, 생각보다 재미난 여행이었다는... 바다가 보고플때 함 봐줘야하는디...-_-
너두 스트레스가 땜시 많이 힘들고나. 미투다. 구랴, 바다사진보며 작은 위안을 삼길... 힘내라!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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