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가 주인공인 그런 미국 드라마 이다 LA에서 장의사 일을 하는 피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 코미디 시리즈. 원제 'Six Feet Under'는 무덤에 관을 6피트 아래로 묻는 것을 뜻하며, 죽은 자를 가르킨다. 또 데스 메탈(Death Metal) 그룹의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정말 엄청나게 재미가 있다. 누가 말했나 싶은데, 21세기의 세익스피어라고 할까? 아메리칸 뷰티로 비틀린 미국의 중산층을 시니컬하게 그려낸 알란 볼의 각본의 이 시리즈물은 편집증, 정신병, 우울증의 장의사집 가족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천일야화를 펼치고 있다.
망자에게 옷을 입히고, 살아있던 그 모습을 함께 하려는 서양의 독특한 장묘 문화도 재미있는 모습이고, (참 그런 면에서 박철수 감독님의 학생부군신위의 그것과도 오묘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영원불멸의 이집트 고대 신앙에 대한 동경같기도 한 그 모습들은 죽음 = 삶 이라는 대명제로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 (하긴 매 회 독특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만 갖고도 설명 다한거지)
이렇게 죽도록 재미있는 시리즈이지만, 중독성 강한 약의 사이드 이펙트처럼 심하게 나눠서 복용해야만 내 기분을 추스릴 수 있는 그런 면이 없지않다. 이 드라마속의 인물 군상들을 지켜보자면, 내 주위가 얼마나 밝고 따뜻한 가.. 이런 심심함이 차라리 나에게는 축복이 아닌가 할 정도이지만. 이들의 우울증은 전염성이 매우 심해, 내 삶까지도 침전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6피트 아래. 미국식 장례의 관을 묻는 깊이를 말하지. 동명의 메탈 그룹도 있고.. (여담이지만 항상 식스 핏 언더 와 나인 인치 네일은 같이 생각나곤 한다.)
그 안에서 내 머리 위로 흙이 덮혀지는 그런 느낌. 나를 점점 몰아가는 그런 이 드라마는, 너무나 코메디이지만, 그만큼 너무나 잔혹하다. 시리즈에 한번 탐닉하기 시작하면, 그 끝을 수일 내에 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지만, 이 드라마 만큼은 한참을 나눠서 이제 절반정도 감상을 마친 이 시리즈. 지금까지도 삶에 대한 교훈인지 아니면 죽음에 대한 찬양인지, 관객의 감정을 낚시질 하는 이 드라마는 나를 흥분되게 하면서 동시에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주의! 내 이런 찬사에도. 동성애에 대한 표현.. 특히 남성 게이 성묘사에 혐호 증세가 있다거나. 시니컬한 농담과 기괴한 상상력을 묘사한 것에 대해 심한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그냥 접근 금지! 드라마 하나 가지고 이러는게 우습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야말로.. 본격 19금 드라마. 안티 프로작이라고나 할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