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눈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부모를 보고 피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습성을 갖게된 덱스터. 그는 이후 형사 가정에 입양되어 키워지지만 작은 동물들을 남모르게 죽이고, 곧 양아버지 해리의 눈에 들어간다. 해리는 덱스터의 이러한 욕망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않자 결국 방향을 전환한다. 요는 세상에는 사악한 인간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하고 경찰과 법이 이들을 다 잡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니 합법은 아니지만, 덱스터의 욕망을 채움과 동시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쪽을 생각해낸 것이다.
해리는 덱스터에게 사악한 인간을 고르는 법, 그리고 죽이는 법과 자신의 본능을 숨기는 법 등을 차근차근 가르치고 이렇게 해서 얼핏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그 실체는 연쇄살인범이라는 괴물인 덱스터가 탄생하기에 이른다.
요즘 쇼타임(Showtime)의 편성이 상당히 눈에 띈다. 정치가와 갱 형제를 그린 브라더후드(Brotherhood)와, 호러 영화계의 세계적 거장들이 모여 1화 완결로 제작되는 마스터스 오브 호러(Masters of Horror), 911 테러 음모를 그린 슬리퍼 셀(Sleeper Cell), LA 레즈비언들의 삶을 그린 엘 워드(The L Word),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마리화나를 팔아 가계를 유지하는 위험한 주부를 그린 위즈(Weeds), 여기에 이미 캔슬되기는 했지만, 비평가들의 대단한 지지를 받았던, 위기의 중년남을 그린 허프(Huff) 등 최근 몇 년간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퀄리티는 항상 꽁무니만 쫓으며 같은 유료 채널로 라이벌 관계에 있는 HBO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이다. 아니, 어쩌면 현 시점에서는 HBO의 오리지널 프로그램보다도 쇼타임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한 수 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퀄리티 높은 프로그램이 쇼타임에 편성되었으니 바로 이번에 소개할 ‘덱스터’이다.
덱스터는 제프 린지의 소설 Darkly Dreaming Dexter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이 책은 이미 국내에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5년 IMBA(The Independent Mystery Booksellers Association) 딜리스 어워드(The Dilys Aword) 수상, 미 미스터리 작품상인 Macavity Award 최우수 작품상 후보, 미스터리 전문 계간지인 데들리 프레져에서 주최하는 The Barry Award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르며 2005년 미국 미스터리계를 뜨겁게 달궜던 작품이다. 그리고 덱스터 시리즈 두 번째인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Dearly Devoted Dexter)에 이어 곧 세 번째 시리즈 어둠 속의 덱스터(Dexter in the Dark)가 출간될 예정이다.
여하튼 이렇게 2005년 미스터리계를 뜨겁게 달궜던 덱스터 시리즈가 일찌감치 미 Showtime에서 제작, 방송을 시작했으니 정말이지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