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hit : 196 date : 2003-11-09 16:52:20
|
|
|
|
어초장(魚樵莊)
건너편 산봉우리들의 이마가 환하다
서쪽 하늘까지 태우며 길을 내고 있다
산밑을 달리는 자동차 유리문들이
강 노을에 젖어 붉다
천지만물이 얼어붙은 겨울 오후
굽이쳐 흘러가는 강뜸의 강 모래밭이
너무 적막하다
누군가 두 줄의 긴 모래 발자욱을 새겨두고
한가운데 한 쌍의 남녀를 말뚝처럼
꽝꽝 박아놓았다
강물에 거꾸로 비쳐 있는
저 거룩한 성자(聖者)의 쇠말뚝.
만평(萬坪) 적막을 흩뿌리며 움쩍도 않는다.
머리가 어지럽고 손끝이 떨려오고
숨막혀 버릴 것 같은 그 누군가가 나타나면
그대 모든 것을 바쳐
철저히 사랑해야 한다.
지난 여름 우덕현의 산문집에서 읽은 이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사랑을 한다면 이런 사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가슴이 쿵쾅거리고 숨이 멎어 버릴 것 같은 사람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으니 말이예요 --- helena.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