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의 최고작품으로 손꼽히는 The Scarlet Letter (이하 주홍글씨) 속에 낭만적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홍글씨는 간통이라는 소재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지고 지순한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간통을 저지른 딤스데일목사와 헤스터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헤치고 자신들의 죄를 고백한 뒤 그 자리에서 죽음을 택한다. 이러한 결론은 감정의 절제보다는 감정과 상상력을 마음껏 표출하도록 장려하는 낭만주의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상징과 암시이다. 낭만주의에서 자유로운 감성 표현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작품에서의 상징과 암시이다. 그래서 독일의 슐레겔이란 사람은 낭만주의가 표현하는 초월적인 것은 오직 이미지와 기호를 통해 상징적으로만 밝혀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홍글씨에서는 가장 중요한 상징은 역시 “A”자이다. 주홍 글씨 “A”는 헤스터의 간음(adultery)을 나타내는 표시이지만, 작품 전체를 통하여 여러 의미를 함축한다. 먼저 이것은 알파벳의 첫 글자로서 ‘Adam’의 원죄에 온 인류가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고 또한 ‘Arthur Dimmesdale’ 의 첫 글자를 나타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이것은 작품 속에서 서술자가 의도하는 대로 ‘Able’이나 ‘Angel’을 상징하기도 한다. 인물들의 이름에서도 우리는 놀라운 상징성을 찾아 볼 수 있다. 딤즈데일(Dimmesdale)은 dim(어두 침침한) dale(골짜기)가 가슴속에 파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는 헤스터보다 더 큰 벌을 받고 있었는지 모른다. 비밀이라는 고통 속에서 말이다. 헤스터가 처형대에 오른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남편 칠링워스는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복수의 칼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는 박사였다. 의사이자 과학자이자 이성의 연금술사였던 것이다. 그의 이름은 칠링워스(Chilligworth)이다 chill (차거운)과 worth(가치)로 나눌 수 있는 이름에서도 그의 지향이 따뜻한 인간정신과는 다른 악마적임을 상징한다. 헤스터는 구약성서 [에스더]서에 나오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 에스더의 변신(變身)이라면 칠링워스는 바로 지극히 작은 것에 분노하며 유대인 족속을 절멸하려 했던 하몬의 변신인 것이다.

셋째, 주홍글씨 속에는 자연을 찬미하는 어구들이 많이 있다. 작품 중 발췌해보면 “이 우중중한 건물 앞에서 큰 길까지 사이에는 풀밭이 있었는데, … 중략. … 거기에는 우엉, 명아주, 나팔꽃과 그 밖의 잡초가 우겨져 있었다. 그러나 옥문 옆 한쪽 구석에서 자라고 있는 한 그루의 찔레나무에는 6월을 맞이 하여 구슬을 뿌려 놓은 듯 귀여운 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라는 부분이 나온다. 이것은 죽음을 앞에 둔 주인공을 위한 대자연의 동정과 자비의 깊은 마음 표시이다. 또한, 장미꽃과 햇빛 등을 작품 내에 자주 설치함에 따라 작품 내에서 낭만주의의 특징인 자연의 찬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인간 내면의 죄와 내적 고통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손 꼽을 수 있다. 작가는 드러난 죄인 (=헤스터), 감춰진 죄인 (=딤즈테일), 용서할 수 없는 죄인 (=칠링워스)을 통해서 어떠한 특정 인물만이 죄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 죄를 가지고 있는 내면 속의 죄인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주홍글씨를 읽으면서, 낭만주의적인 단순하고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를 접함과 동시에 장미꽃을 밟고, 햇빛을 받으며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낭만주의의 특징인 자연찬미를 찾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인물들이 상징하는 것과 그들을 통해서 얻은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라는 교훈은 작품의 이해를 더 도울 뿐만 아니라 낭만주의 소설을 더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앞에서 보아왔듯이, 주홍글씨는 낭만주의적인 성격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낭만주의시대를 대표하는 최고 소설로 뽑힐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