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수를 만났다는 건, 필시 이럴 때 쓰는 말이리라.
"여기까지다... 죽어라... 하이랜더!!"
아아.. 이 느낌... 얼마만이던가. 이렇게나 심장이 쉴새없이 뛸 정도로 강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큭.. 크..크하하하하..!! 크크크큭... 이제야 싸울만한 상대를 만났군!!"
그 두려움을 감수하면서라도 끝장을 보고 싶은, 이 끓어오르는 혈기!!
“까불지 마라, 인간 따위가.”
“인간 따위라.. 하하... 역시 너희 마족놈들은 인간을 그런식으로 보고 있군.”
“닥쳐!”
넥타이를 붙잡고 있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가, 목이 졸리고 머리에 피가 쏠린다.
목이 죄어지면 질수록 눈이 풀리고 입이 벌어져,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묘한 얼굴이 된다.
“..뭐지, 그 얼굴은.”
“뭐가.. 말이냐..”
목이 조여 켁켁대며 지크하트가 말했다.
“하이랜더, 지금 네 얼굴은 마치..”
“마치..?”
“마치 정절을 향해 가는 여자의 얼굴 같군.”
“하... 크하하하... 그래서 뭐 발정이라도 했다는 거냐? 네가, 내게?”
“얼토당토않은 소리 마라.”
“크크큭.. 재밌군.. 재밌어..”
돌연 지크가 종아리로 디오의 사타구니를 흝었다.
“...!!!”
“그렇담 상대해드려야겠지, 마족 나으리?”
“이 자식이...!!”
‘퍽’ 하며 디오가 지크의 얼굴을 세게 후려갈긴다.
“감히 인간 따위가 날 농락하다니..”
“하하.. 그러면서 거긴 왜 발딱 세우셨나?”
“진짜 죽여주마, 하이랜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디오가 지크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얼굴, 가슴, 배, 다리 어느 것 하나 할거없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크는 디오를 보는 눈을 거두지 않았다. 정신없이 주먹질을 하던 디오가 그것을 보고 행동을 멈췄다.
“커헉... 퉷..! 하.. 이제 끝나셨나?”
“말로만 하이랜더는 아닌 모양이군.”
“크크.. 그렇지.”
“..재미없군.”
“그거 잘됐네. 안그래도 슬슬 아파오려던 참이거든.”
아까전 지크를 정신없이 두들겨 패던 디오의 눈에서 광분의 빛이 사라지고, 다른 류의 빛이 새로 번뜩였다.
“그러니까..”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디오가 벨트를 풀고 대뜸 지크의 얼굴에 하반신을 들이밀었다.
“상대해줘야겠어?”
“하.”
“하이랜더 네가 원하던 거 아니였나?”
“하하하.. 크크큭... 크하하하... 미친 마족 새끼...웁!”
조소하는 지크의 입에 디오가 강제로 자신의 것을 넣는다.
“어서 움직여라. 아니면 내가 움직인다.”
“웁.. 우웩..웩..큭..우웁..켁...”
당장이라도 속이 올라올 것 같은 구토감을 참으며 디오의 것을 입에 문채, 지크가 입을 우물거린다.
“우...극...웁...미친...마..족..웁..새끼...큽..”
“.....”
디오가 지크의 뒷머리를 붙잡고 그것을 앞뒤로 움직였다. 동시에 디오의 것을 물고 있던 지크의 입도 앞뒤로 움직였다.
그걸 한참 반복하고 난 후, 그제야 디오가 지크의 입에서 제 것을 빼냈다.
“쿨럭쿨럭..!! 크웩...! 우우웨엑...”
고갤 옆으로 돌리며 정신없이 헛구역질을 하는 지크를 보고 있던 디오가 입을 열었다.
“벌써 지쳤나, 하이랜더?”
“그렇다고 하고 싶지만 난 당한건 꼭 갚아줘야 한다는 성미거든...”
지크가 잽싸게 디오에게 발을 걸었다. 디오가 잠깐 휘청이더니 지크를 밑에 깐 채, 두 무릎으로 앉았다.
“그러니까 이번엔 내 차례야.”
지크가 디오의 손목을 잡아끌고는 말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란건가.”
“하하, 그렇지.”
“내가 순순히 따를거라 생각하나?”
“그러니까 그러도록 만들어야지.”
지크가 넥타이를 풀고,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한 두 개 천천히 끌렀다.
“이제부터 내가 여자라고 상상해보는거야. 네가 지금 보고 있는 이 평평한 가슴이 둥글게 부풀어 올라, 한 손에 움켜쥐기 좋은 크기가 돼. 촉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어라, 그 위에 딸기도 있네? 딸기맛 좀 보시겠어요, 마족 나으리? 하하.”
자신의 가슴을 뜷어져라 보고 있는 디오를 비웃으며 지크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디오의 손가락 하나를 잡더니, 그것으로 자기 배 위를 천천히 쓸고 내려왔다.
“두 언덕을 지나서 그 밑으로 흐르는 시냇물로 옵니다. 호리병처럼 잘록하게 잘 빠져서 두 손에 잘 잡히겠는데. 좀 더 아래로 내려가면 작지만 깊은 협곡이 보여. 한번 들어가보고 싶지 않아? 아래의 더 큰 협곡을 위해 시험 삼아서.”
지크가 디오의 손가락을 자기 배꼽에 넣고 빙글빙글 돌린다.
“난 안을 마구 헤집을 때가 제일 죽이더라, 고블린 소굴때처럼. 너도 그렇지 않아? 남자라면 알 거 아냐, 이렇게 넣고 움직이는게 얼마나 기분좋은지. 아, 근데 좀 아프다.”
지크가 배꼽에 들어있던 손가락을 빼, 다시 잡는다.
“자, 이제 더 아래로.. 그래, 거기. 지금은 이런 무기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있지만, 처음에도 말했듯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날 여자라고 생각하라고. 그러니 나중에 넣기 좋게 봉오리를 얼래줘야겠지? 마족 나리. ..아, 응... 그렇게... 하... 하하.. 좀 하는데, 형씨.”
어느새 디오가 지크의 그곳을 부여잡고 귀두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지크가 작게 웃음섞인 신음을 뱉었다.
“하... 하핫... 장난 아냐.. 진짜 기분 좋아.. 당신도 왕년에 여자 꽤나 울려봤나보지? 그게 아니면 남색가?”
“웃기는 소리말고 잠자코 있어라. 인간 따위가.”
“크큭... 난 말이지.. 맨날 아래에서 앙앙대는 걸 보기만 했지, 이렇게 내가 아래에서 앙앙대는건 처음이라고? 어떻게 보면 처녀야. 알겠어?”
“그건 내 알바가 아니다.”
“크크크... 냉정도 하셔라.”
디오의 손이 빨라짐에 따라 지크가 헐떡이는 소리 또한 빨라졌다.
“아... 아아.. 아..앗...아.. 크..크큭..크하하하...”
“미쳤나보군, 하이랜더.”
“크큭... 그래.. 미치지 않고선 이런 짓 못하지..”
지크의 것을 움켜잡고 있는 디오의 손이 점점 점액으로 축축해졌다. 가면 갈수록 물기어린 소리가 커져갔다.
“아... 아... 아아...!!”
새된 탄성을 뱉으며 지크가 절정에 달했다.
“크..하...하하하....! 대단해, 정말. 너같은 놈을 만나다니.. 오래 살길 잘했어.”
이죽이죽 웃으며 지크가 디오의 허벅지 위에 자기 허벅지를 올렸다.
“맘 같아선 네 그 탄탄한 허리에 다리라도 둘러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난 그렇게 유연하지가 못해서 말야. 보다시피 우린 남자잖아. 그런데도 넌.. 크큭... 그렇게 쉽게 내 말에 따르리라곤 상상도 못했어. 귀한 분이시라 명령하는 게 익숙해져서 반대로 명령받는거엔 약하신 모양이야.”
“....”
“그럼 이번엔 아랫입도 만족시켜주시겠어요? 나으리의 무기.. 아니 소세지로.”
“듣자듣자하니 가면 갈수록 아주 가관이군. 너희 인간놈들은 모두 이렇게 건방지나? 주제도 모르고 겁대가리 없이 마족을 농락하다니.”
“이제야 말할 생각이 든 건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몸에 홀딱 빠져 정신을 못 차리더만.”
“...”
“어허? 맞췄나?”
“입닥쳐.”
디오가 애무도 않고 곧장 지크의 애널에 제 것을 쑤셔넣었다. 물론, 풀지도 않은 애널에 페니스가 제대로 들어갈리 없었다.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것 같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지크가 소리쳤다.
“으, 으아아악..!! 이..미친...마족..놈...!!! 아..아아악!!!”
“시끄럽..다... 하이...랜..더..”
고통스러운 것은 디오도 마찬가지였다. 이태까지 그 누구도 들어가 보지 못한 빽빽한 그곳에, 애무도 없이 페니스를 넣는다는 건 그야말로 생지옥이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해봤자 여자하고만 해봤기 때문에 설마 사내놈 애널이 여자의 그 곳보다 더 빡빡한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하지만 어쨌건 디오는 넣는 쪽이였기 때문에 그럭저럭 참을만 했다. 문제는 지크였다.
디오와 마찬가지로 그도 지금까지 여자하고만 했다. 다시 말해 뜷어는 봤어도 뜷린적은 없다 이말이다.
헌데, 지금 이렇게 같은 사내놈 밑에서 애널을 따먹힐 위기에 노이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였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안에서부터 찌르는 이 엿같은 느낌... 자신과 했던 여자들도 이런 고통을 겪었을까? 뒤늦게 그녀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크는 고통 때문에 눈앞이 핑핑 돎을 느꼈다. 등골이 얼음장 마냥 오싹하고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렇게 산지옥을 몇 번 순회하고 온 후... 드디어 디오의 페니스가 완전히 지크의 애널속에 들어갔다.
“하..하... 미친.. 하하... 크..하하.. 이런 미친...”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제 아픔은 사라졌지만, 대신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왔기 때문에 지크는 욕지꺼릴 뱉었다.
“크큭... 개자식... 진짜 죽여버려주마. 미친 마족놈... 이래서 마족 따위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하..하하... 아...”
하지만 디오는 그것에 눈 하나 껌뻑 않고, 말없이 지크의 허리를 붙잡아 몸을 움직였다.
그 순간 지크의 심정이란.. 참을 수 없는 수치심 때문에 금방이라도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지금 자신의 허리를 붙잡은 손이 꼭 먹다버린 음식물 찌끄러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참을 수 없었던 건 디오의 움직임에 연동되는 자신의 허리도, 숨소리도 아닌, 하반신에서부터 올라오는 이 빌어먹을 쾌락이였다.
“아... 이.. 씹어먹을.. 마족...아... ... 젠장, 망할...”
분해죽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아래에서 흔들리는 지크를 디오가 무표정하게 바라봤다.
그 차가운 얼굴에서 작게 신음소리를 흘리며.
“...여자랑 할 때 보다 기분 좋군.”
“.....”
맘 같아선 뭐라고 대꾸해주고 싶었지만, 디오가 한 말은 뭐라 변명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였기에 지크는 잠자코 있었다.
몇 번의 피스톤질이 행해지고 난 후.. 디오의 허리에 걸쳐져 있던 지크의 종아리가 부르르 떨렸다.
아래에선 지크의 깊은 골에 디오가 남긴 흔적이 줄줄 흘렀다.
오랜만에 맛보는 쾌감에, 디오와 지크 모두 서로 몸을 겹친 채로 한참동안이나 숨을 헐떡였다.
“하... 하아...”
“후...”
이윽고 바지춤을 가다듬은 디오가 서둘러 일어났다.
“...이번 일은 잊어라.”
그리고 자기가 입고 있던 조끼를 지크의 하반신에 덮어주곤, 곧장 뒤돌아 가버렸다.
피바다에 혼자 남겨진 지크가 멀어지는 디오의 뒷모습을 보고 허탈하게 웃었다.
“이래서...”
위에서 하늘하늘 내려오던 꽃잎 하나가, 지크의 하반신에 덮여진 디오의 조끼에 톡 하고 떨어졌다.
“마족 따위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이윽고 지크마저 피바다 속으로 사라져, 그곳에는 아까전 떨어졌던 꽃잎만이 홀로 둥둥 떠다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