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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한 해의 첫째 날을 명절로 여기고 있음은 고금이 같다. 1월 1일을 세수(歲首)로
칭하여 원단(元旦)이라 하기도 하는데 고유어로 일반적인 명칭은 ‘설’또는 ‘설날’이라
부른다.
대회일(大晦日)로 묵은 1년은 지나가고 설날을 시점으로 하여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므로
그 해의 운수는 첫 날에 달려있다는 생각에서 이 날에는 새 마음과 몸가짐으로 맞이하였다.
그러므로 벽사초복(陽邪招福)을 빌며 근신하고자 했으니 『고려사』등에는 설날을 한자로
‘신일(愼日)’이라 하였다. ‘설’의 어원을 ‘섧다’또는 ‘슬프다’에서 찾고 있을
만큼 비수(悲愁)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훈차(訓借)로 ‘달도(쩊쩸)’라 한 것도 새해에
들어 경거망동을 삼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겠다.
‘설’과 관련된 민속으로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사금갑조(射琴匣條)의 설화가 있으나
이는 정초의 12지지 동물금기속(動物禁忌俗)과 긴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설’은 한 해를 뜻하는 ‘살’(歲)의 고어인 ‘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도
의심된다.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여겨온 한민족은 이미 신라 때에 정초에는 서로 경하(慶賀)하고
일월신(日月神)에게도 배례(拜禮)하였다. 김부식(金富軾)의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의하면 원일(元日)의 하정지례(賀正之禮)는 진덕왕 때부터라고 하였다.
[註] 민간속(民間俗)으로는 설날 아침에 세찬(歲饌)과 세주(歲酒)를 마련하여 사당에 진설
하고 조상에게 차례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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