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느낌으로
글 | 한복연
봄비의 속살거림이
낯설은 꽃망울
흠뻑 봄비 마셔
부푼 그리움을
수줍어
열어 보이지도 못해
탱탱한 마가렛꽃
눈을 감고...
꿈결의 음률에
몸을 놓아보면
더는 이 봄의 순간을
놓아 보내고 싶지 않아
하얀 꽃잎에
내려 앉는 봄비를
망울 망울 씻어 흘리며...
첫사랑의 뜨거운 정열
헤짚는 가녀린 그리움
줄기줄기 마다 열리는 탄성은
함초롬 꽃잎에 맺히는 이슬이라
부드러운 사랑의 세월이
'짧다
짧다'
하여,날마다 첫사랑의 꿈 속에
살고 싶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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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詩 김설하
사랑아
부르면 내 말소리가 풀어져
흔적 없이 사라질 것만 같은
안개로 휩싸인 막막한 창밖
가로등불빛 아련히 번진 거리를
오래도록 바라봅니다
사랑아
부르면 미소 피워올리며
달려올 것만 같은데
안개는 그 길을 지워버렸고
나는 그 속에 갇힌 한 마리 작은 새
사방을 둘러보아도 혼자입니다
바람이 내 뺨을 쓰다듬고
눈물겹도록 간절한 보고픔
마음의 창 달아 놓고서
부르면 대답할 것만 같은
기다림에 눈이 빠지는 저 골목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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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사랑
국청 : 단비
이제는 산다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은데
이제는 사랑을
조금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전하지도 못한
끝내 하지 못한 말도 많은데
보이지 않아서
낯설지도 않고
떨어져 있는 만큼
함께할 수 있는 아쉬움의
그리움은
여기 까지 인가 봅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가끔씩은 오늘을 생각하고
그대의 그림자
그리는 날 위해
한번쯤은 뒤돌아보겠지요.
그리고 어느 날
보내야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여기 까지 만의 사랑이라도
남겨두고 쌓아 두는 것이
미련한 사랑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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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같은 사랑
글 | 박금숙
그대 앞에 티 없이 맑은
이슬 같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햇살이 눈부시게 빛날 때
찬란한 빛으로 답할 줄 알고
그대 흘린 눈물인양 비가 내리면
함께 뒤엉겨 슬퍼할 줄 아는
이슬 같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하루만큼의 소망으로
구태여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목마르지 않는
이슬 같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밤마다 풀벌레 음률에
촉촉이 귀를 적시고
부끄럽지 않은 나신으로
데구르르, 굴러도 보는
이슬 같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바람이 흔들어 깨우는 아침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으로
영롱한 무지개 꿈 하나
살포시 안겨줄 그런
이슬 같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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