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 사는 사람들” 디도서 2: 11-14
공관복음서는 성탄절을 “유대인의 왕이 오신 날” 이라든가 “하나님의 아들이 탄생하신 날” 이라고 말하지만, 사도 바울은 본문(디도서 2장)에서 성탄절을 “은혜가 나타나신 날” 이라고 말합니다.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은 ‘경건하지 않은 사람들, 즉 하나님을 모르고, 자신의 욕심밖에 모르기 때문에 그 욕심을 따라서 살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깨끗하게 하시어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바울은 말합니다. 인간은 모두 죄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모두 환자와 같습니다. 어딘가에 문제가 있고, 무엇인가가 부족해서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되어 있는 병이 든 환자와 같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은 다 영적으로 병들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열등감이라는 병에 걸린 환자이고, 어떤 사람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하는 교만으로 가득 찬 환자이고, 어떤 사람은 먹어도, 먹어도 배불릴 수 없는 욕심에 사로잡힌 영양실조 환자입니다. 사람이 왜 그런 병에 걸리는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 원인이 유전적인 것일 수도 있고, 후천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조상의 죄 때문일 수도 있고, 부모의 잘못된 교육 때문일 수도 있으며, 주어진 환경이 나빠서 비뚤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주어진 여건이 너무 좋아서 그 자신이 교만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치유 받아야할 환자는 결코 선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환자가 먼저 병이 낫기 전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환자는 자신의 병을 전염시키거나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칩니다. 인간이 그를 사로잡고 있는 병에서 놓여나고, 악한 영에서 풀려나기 전에는 결코 선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이웃 앞에 순수하게 존재할 수가 없고, 이웃을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에 사로잡힌 사람은 기뻐하는 사람과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사람과 함께 슬퍼할 수가 없습니다. 교만한 사람은 모든 사람을 무시하고 멸시함으로 가는 곳마다 세상을 전쟁터로 만듭니다. 이처럼 죄인이 하는 일은 이웃을 괴롭히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입니다. 그 때문에 죄인으로 들끓는 세상은 캄캄한 암흑과 같아서, 그 곳에서의 삶은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무섭고, 불안하고, 괴로울 뿐입니다. 그곳에는 만족이 없고 감사가 없고 평화가 없고 기쁨이 없고 안식이 없습니다. 이토록 비참하게 살고 있는 죄인을 구원하기 위하여 예수께서 오셨습니다.
예수께서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은 죄인을 벌주거나 법이나 윤리 도덕을 가르치거나 훈계를 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흔히들 범죄를 척결하고 과거를 청산해야만 세상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나라이며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라고 말합니다. 북한은 친일파를 청산한 나라이지만 대한민국은 친일파를 청산하기는커녕 그들을 건국에 활용한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북한 김일성은 공산당 일당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숙청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친일파 숙청입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모든 국민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전 국민이 자발적인 참여를 통하여서 공헌할 수 있는 자유 민주국가를 세웠습니다. 따라서 전 국민으로 하여금 과거 때문에 발목이 묶이는 일이 없도록 했습니다. 다만 어린 대한민국이 감당할 수 없는 일본의 침략세력을 막기 위해서 일본과의 교류를 금했습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일본과의 교류는 시작했지만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북한의 대남공작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여겨진 사람들의 발을 묶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본에는 북한에 협력한 조총련이 생겼고, 국내에는 공산당과 관계되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이들 중에는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을 원수로 여기고 북한에 이롭게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한계를 드러낸 일입니다. (성령을 훼방하는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복음서의 말과 같습니다.) 은혜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잘못한 일은 역사바로세우기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뿌리를 흔든 것과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이전 대통령들을 처단한 일입니다. 이 일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공의와 정의의 이름으로 은혜를 무력화시킨 일입니다. 범죄자를 소탕한다고 정의로운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과거를 청산한다고 오늘이 새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는 용서해야 하고 현재는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서만 새로운 미래를 열 수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죄인을 잔인하게 벌줌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죄인을 벌주는 방법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은 점점 더 악해지고 잔인해질 뿐입니다. 점점 더 악해지고 잔인해지는 인간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최후의 방법이 은혜입니다. 조건 없는 은혜를 베푸신 것입니다. 이 은혜가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십자가 사건입니다. 예수께서는 죄 값을 치룰 능력이 없고, 죄에서 벗어날 힘이 없는 인류를 위하여, 희생의 제물이 되셨습니다. 자신이 병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자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지를 알지도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자기의 병을 고칠 힘도 없는 불쌍한 인간들을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독생자 예수를 대신 죽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한없는 하나님의 은혜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입니다. 이보다 더 큰 은혜는 없습니다. 예수는 모든 사람에게 은혜가 되기 위하여 탄생하셨습니다. 이제 누구든지 이 은혜를 믿고 받아들이면 구원을 받고 치유를 받고 새 생명을 얻습니다. 이 은혜로 자유를 얻고 새사람이 됩니다. 은혜로 구원을 받은 사람은 선한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광화문의 촛불 시위대가 그 정열을 선한 일에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이 없이 이웃을 대할 수 있고, 탐욕이나 탐심이 없이 순수하게 맡은 일에 충성할 수 있습니다. 자기에게 이익이 없거나 비록 희생이 요구된다고 할지라도 마땅히 해야만 할 일이기에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이 만드는 세상은 깨끗하고 아름답습니다. 은혜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기쁨이 충만한 성탄절이 되기를 원합니다. 12/25/16 한영숙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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