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야 한다.” 요한복음 3:1-8
오늘 본문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어서 남부러울 것이 없었던 니고데모에게도 필요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영생입니다. 참 생명, 영원한 생명, 죽음을 넘어선 생명입니다. 니고데모 같은 미국인들도 현대인들도 참 생명, 즉 영생을 얻어야 합니다. 영생을 얻지 못해서 죽음에 처해 있는 인간은 근원도 끝도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립니다. 그러한 삶에는 안식도 평안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니고데모는 유대인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법을 지키는 일이나 인간의 양심과 상식이 지시하는 일에 흠이 없었고 물질적으로나 육신적으로 부족한 것이 없었던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밤에 예수를 찾아왔습니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를 향하여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참 생명을 얻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의 삶의 현실을 직시하신 것입니다. 지극히 모범적일 뿐만 아니라 아무 것도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니고데모의 삶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가 생의 근원을 바꾸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니고데모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즉 구원을 받으려면, 모든 사람이 갈구하는 참 생명을 얻으려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반문하는 니고데모에게 예수께서는 대답하셨습니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고, 영으로 난 것은 영이라” 고.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삶과 그 삶이 이룬 업적이나 흔적 앞에서 고민하는 니고데모에게 지금의 너를 버리고 “나”를 믿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네가 생명이라고 여기며 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붙잡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를 믿으라는 말입니다. 예수는 인간에게 영생을 주기 위해서 하나님이 보내주신 선물(은혜) 입니다. “너에게 생명을 준다고 생각하여 집착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실상은 헛된 것들이며 죽음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들임을 인정하고 그것들에 대하여 죽은 자가 되고 너를 하나님의 은혜에 맡겨라. 그러면 살 것이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값없이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이신 예수가 중심이 되고, 은혜가 지배하는 삶을 위해 결단을 하라는 것입니다. 너 자신을 죽은 자로 여기고 예수 안에서 다시 태어나라는 것입니다. 네 생각, 네 행위, 네 업적, 네 자랑, 네 죄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죽음을 넘어서는 참 생명을 맛보며 살라는 것입니다.
니고데모가 예수의 대답을 믿음으로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예수를 찾아와서 영생의 길을 물었던 부자청년처럼 고민하며 돌아갔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지금까지의 자기를 버리고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오늘의 한국인들이 가난했던 시절의 한국인들보다 더 변하기 힘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조선의 양반들이 나라가 망하는 줄도 모르고 권력 투쟁에 몰입했던 것도 그들에게는 잃을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참 된 삶을 얻기 위해서 자신을 죽음에 내어주지 못하는 사람,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지금까지의 자기를 무로 돌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영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영생을 얻지 못한다는 말은 멸망을 피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씨조선 5백 년 동안 양반들의 노비로 살았고 중국의 속국으로 살았던 한국인들에게는 뿌리 깊은 노예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노예근성은 열등감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결코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지도자로 세우지 못합니다. 무엇인가 모자란 사람에게 표를 주고 지도자로 세우려 합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조 양반들이 쏟아냈던 말은 당파 싸움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던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한국인들은 말에 대한 관심이 없이 오직 먹는 문제에만 관심을 가지고 먹자판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뉴욕에서도 대부분의 한인 공동체는 돈에 관한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이처럼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희망이 있겠습니까?
우리 한국인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국민 개조니 민족 개조니 하는 말을 자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누군가가 개조할 수 있는 물품이 아닙니다. 거듭나야 합니다.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한국인이 법과 원칙이 통하는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인간이 스스로 거듭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익숙하고 편안한 현재의 상태에 머물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인간을 거듭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 즉 성령의 능력입니다. 인간의 역사가 새로 시작되는 것은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으로만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니고데모를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니고데모에게 임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한국인들이 열등감에 지배당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자유인이 되는 길은 예수를 믿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말은 “은혜”를 자기 존재의 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니고데모로 하여금 예수를 믿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습니다. 니고데모나 부자 청년이 예수를 떠나갔지만 삭개오는 예수를 믿었습니다. 왜, 어떻게, 삭개오가 예수를 믿게 되었는지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여러분과 내가 어떻게 예수를 믿게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마치 바람이 부는 것을 알지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된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사람이 지금까지의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신비입니다. 이 기적이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나의 삶에 날마다 새로운 기적을 일으켜 주시기를 원합니다. 3/12/17 한영숙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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