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한인 연합감리교회 설교 모음



Metropolitan Koryo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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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256 date : 2021-08-27 20:02:37
NAME :    mkumc
SUBJECT :    빛으로 오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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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오신 말씀”  요한복음 1:1-14  12/22/02  

   2002년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 한국인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캄캄한 어둠 속을 걸어가는 것처럼 불안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자유시장경제 체제로 형성되어 있는 기존의 세계 질서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눈을 부릅뜨고 틈새를 노리는 국제 테러리스트들과, 언제 어디서든지 전쟁에 돌입할 차비를 차리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온 세계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과, 생존의 위협을 감수하면서도 핵무기 생산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북한을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둔 대한민국이 지역갈등에 빈부의 갈등, 계층의 갈등, 세대의 갈등이라는 심각한 명제를 더하여 안고 21세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상황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 세상이 뒤집히기를 원하는 사람들, 벼락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 화끈하고 멋진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가정은 쉽게 깨어지고, 고아원에 버려지는 아이들의 수는 늘어만 가고, 너도나도 서울로 모여들어서 농촌도 서울도 황폐해져가지만 마땅한 해결책도 보이지를 아니합니다. 한국 민은 경제성장이 최우선 과제라고 하면서 부의 분배를 위한 경제성장을 실현시켜줄 것을 새로운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온 교회와 국민이 나서서 반미를 외치면서도 미군의 주둔은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상반된 주문을 내놓고 있는 한국 민은 자기의 현 위치도 가야할 방향도 알지 못하고 캄캄한 암흑 속에서 헤매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현상은 한국의 교회가 겪고 있는 정신적인 공황상태라는 현상입니다. 한국 사회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야 할 교회가 스스로 공허한 상태에 있어서 무용지물이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한국 교회는 변화를 요구하는 한국 사회를 향하여 제동을 걸 힘(신학)도 견인차 역할을 할 힘(신학)도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 모이지만 진정 저들이 찾기를 원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 자신들의 욕구 충족이기 때문입니다. 부자 되고, 출세하고, 세상에서 성공하고, 명예를 얻기 원하여 사람들은 교회 문턱을 드나들고 있으며 지도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부채질하여 더욱 더 욕망의 노예가 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흥분으로 만사를 잊어버리는 것이 구원의 체험인 줄 알게 하기 위하여 열광적인 분위기의 대중집회를 만드는 일에 열을 올리는 교회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말입니다. 부의 분배를 그토록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이 하늘을 흔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교회 내에서 부의 분배를 통한 사회정의를 실현하자는 목소리는 없으며 이를 현실화하는 교단도 없습니다. 너도나도 앞다투어 대형교회를 만들고 웅장한 예배당과 엄청난 액수의 예산 집행을 성공의 상징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러하면서 사회를 향하여 부의 분배를 요구하고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오늘과 같은 어둠에 처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1960년대로부터 시작하여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대결과 반목, 저항과 갈등의 이론으로 인간과 사회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씨앗을 뿌리고 있는 동안에 기존의 교회는 기복신앙이라고 불리는 씨앗만 뿌려왔습니다. 결국 지난 30-40 년 동안 한국 기독교가 뿌린 씨앗은 무성하게 자라서 열매 없는 무화과나 가시덤불과 엉겅퀴의 모습으로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열매 없는 무화과나 가시덤불과 엉겅퀴로 사람들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가난해서, 못 배워서, 불우한 처지 때문에 한 맺혀서 세상이 뒤집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배부르게 할 열매를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시덤불과 엉겅퀴는 열매 대신에 오히려 사람들을 할퀴고, 피 흘리게 하고, 아프게 할뿐이며, 복음의 빛을 가리어 캄캄한 암흑만 더하게 할뿐입니다. 소위 대결과 갈등을 통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해방신학도, 민중신학도, 여성신학도, 또한 빌고 빌어서 복을 받게 하려는 기복신앙도, 모두 인간의 욕심과 인간의 능력을 절대화하는 인간의 말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다 인간의 욕심과 본능을 정당화하고, 열성적인 기도와 종교생활로 욕심을 성취시킬 수 있다고 하는 인간의 거짓말들입니다. 인간에게는 어둠과 죽음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것으로 생명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것을 포기하기 전에는 빛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어두움임을 받아들이는데서 빛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인간으로서의 자신에게 절망하고 하나님에게 자기를 맡길 때에만 구원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인간으로서의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부질없고 허무한 것임을 알게 될 때에만 영원한 생명을 향한 길이 열리게 됩니다. 욕심으로 가득한 자아를 버리고, 반목과 대결을 버리고, 경쟁과 질투를 버리고, 보복과 증오를 버리고, 이웃을 위한 희생을, 보상을 바라지 않는 사랑을, 십자가의 사랑을, 은혜로 사는 삶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인간의 말을 버리고 은혜와 진리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아들여야 합니다. 오늘의 한국 교회가 빛으로 오신 말씀, 예수 그리스도를, 되찾아야 합니다.
 
   평생을 바쳐 사회정의를 외치며 회개의 세례를 베풀었던 세례 요한이 예수를 만남으로 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달았고, 진정한 구세주가 누구인지를 알았고, 구주 예수를 증언하는 일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삶이, 자신이 해온 모든 일이, 허무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세례 요한처럼 우리도 은혜와 진리의 말씀이신 예수를 만나고 이 예수로 인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고 고백하게 될 때에 우리가 지금까지 그토록 애써 찾아 헤매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하나님을 만나게 될 때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어두움이 걷히고 우리를 그토록 어지럽혀온 허상이 사라질 것입니다.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모습은 밝혀지고 우리의 갈 길은 분명해질 것입니다. 이 성탄절에 인간의 모든 말, 즉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어두움의 말들을 벗어버리고, 은혜와 진리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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