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한인 연합감리교회 설교 모음



Metropolitan Koryo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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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973 date : 2010-05-03 09:59:01
NAME :    한영숙
SUBJECT :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사람들
HOME :    없음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사람들" (요한 복음 2: 1-11) 

  요한 복음에서 표적(이적, 기적) 이야기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표적과 말씀이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 첫 번째 표적이야기입니다. 
  갈릴리 지역 가나에 혼인 잔치가 있었습니다. 이 잔치에 예수와 예수의 어머니, 그리고 제자들도 초청을 받았습니다. 당시 유대인의 풍습에 의하면 혼인 잔치는 7일간 계속 됩니다. 일주일 동안 들러리들은 신랑, 신부와 함께 머물렀고, 손님들은 오고 갔습니다. 그런데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음식입니다. 특히 이들의 주식이 빵과 포도주인데, 이들에게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난처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잔치를 도중에 그만두게 할 수도 없고, 오는 손님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요즘처럼 나가서 금방 사올 수도 없고, 포도주를 만들려면 최소한 몇 달, 몇 년씩 걸려야 하는데, 귀한 손님들을 청해놓고, 한참 흥겹게 먹고 마시는 중에 포도주가 떨어졌으니 얼마나 큰 낭패입니까? 
  이 때에 쩔쩔매고 있는 주인 측을 보고,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께 "주인집에 포도주가 다 떨어졌구나"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예수께서 대답하시기를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라고 합니다. 

  이 대답은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자기 어머니를 "여자여!" 라고 부른 호칭도 그렇고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라고 함으로서 아주 냉정하게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대답도 그러합니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다" 고 한 말로 봐서 때가 아니라는 말인데, 무슨 때가 아니란 말입니까? 기적을 일으킬 때가 아니란 말입니까? 아니면 기적을 일으켜서 자기를 나타내고 자기의 영광을 들어낼 때가 아니란 말입니까? 여러 가지 질문을 할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이 이상한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기적을 행하는 자는 자기의 뜻에 따라 기적을 행할 뿐이지, 그 누구의 요청 때문에 기적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어머니의 요구까지도 기적을 강요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기적을 행하는 자는 철저하게 자의적으로, 자기의 뜻에 의해, 자기에게 주어진 때에 기적을 행할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기적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적을 행해 달라고 계속해서 졸라야 합니까? 그런 노력이 헛수고라는 것을 알면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본문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들은 기적을 행할 자의 말씀을 기다리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합니다. 예수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고 말한 것처럼 기적을 원하는 사람은 기적을 행할 자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그 집에는 유대인의 예법대로, 손님들이 식사를 전후하여 손을 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물을 담아 두는 큰 물 항아리 6개가 있었습니다. 이 항아리는 돌로 된 것으로 물통으로 두 세 통이 들어가는 큰 항아리였습니다. 예수께서는 하인들에게 이 항아리 여섯 개에 물을 채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하인들은 물을 길러다가 그 큰항아리들을 물로 채웠습니다. 
  이 일은 헛수고처럼 보이는 노력입니다. 손님들은 이미 손을 씻는 일을 다 끝냈고, 포도주가 모자랄 뿐이지 물이 모자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물을 길러다가 그 큰항아리들을 채우라는 것입니다. 하인들은 한통한통 물을 길어다가 항아리를 채웠습니다. 아귀까지 가득 차도록 물을 채웠습니다. 헛수고처럼 보이는, 힘들고 지루한 노력을 한 것입니다. 이 모습에서 하인들의 성실한 순종의 행위를 볼 수 있습니다. 
  물이 다 채워졌을 때에 예수께서는 하인들에게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고 말씀하셨고, 하인들이 그 말씀에 순종하여 갖다 주었더니 그 물은 아주 맛있는 포도주로 변해 있었습니다.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았지만 그 포도주가 어디서 났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너무 놀라고 감격해서 신랑을 불러 칭찬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마시고 취한 후에는 질이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아주 좋은 것을 남겨 두었도다" 라고.

  여러분! 여러분에게도 이런 기적이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우리 인간의 삶은 기적을 필요로 합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는 도저히 고비를 넘길 수 없는 그런 절박한 상황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교회가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를 만큼 심각한 분쟁을 겪고 있는 뉴욕의 몇몇 교회들이나, 지진의 참사를 겪고 있는 아이티의 주민들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고통 당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삶은 항상 기적을 필요로 합니다.   
  기적을 필요로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기적은, 인간이 원해서, 혹은 요구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의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기적을 바라는 사람은, 기적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조르고, 떼를 쓰며, 기적을 찾아 헤매느라 세월을 보낼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해야만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지금 자기의 상황에서는 전혀 쓸모 없는 말처럼 들리고, 지금 자기의 절박한 상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헛수고를 하라는 것처럼 들려도, 그 말씀에 순종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큰항아리 여섯 개에 물을 길러다 붓는 것과 같은 일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지루하고, 힘들고, 쓸데없는 헛수고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순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순종하는 사람만이 때가 되면 기적을 체험합니다. 그 때가 언제인지 우리 인간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옵니다. 
  그 때는, 우리 인간의 편에서 볼 때에, 자기가 채워야할 항아리의 물이 아귀까지 가득 차게 되는 때입니다. 언제 항아리의 물이 가득 차게 될지 모릅니다. 우리 인간은 자신이 채워야할 항아리가 몇 개인지도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은 매일 물을 길어다가 항아리를 채우는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불평과 원망으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의심과 낙심으로 중단해버리지는 않습니까? 끝까지 희망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순종의 길을 가야 합니다. 비록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힘겹고, 지루하고, 허황하고, 쓸모 없는 것 같아도, 그 말씀에 순종하면서 한 방울 한 방울의 물을 항아리에 채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신앙인은 결코 갑자기 생겨나는 공짜를 바라는 사람이 아닙니다. 기적만 바라고,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소망을 가지고, 주어진 상황에서 말씀에 순종하며,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신앙인은 반드시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사람들만이,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된 기적을 체험합니다. 물로 된 포도주를 마시는 손님들도, 연회장도 그 포도주가 어디서 난 것인지를 몰랐습니다. 오직 물 떠온 하인들만 알았던 것처럼, 믿음으로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사람들만이 기적을 체험합니다.
  기적을 체험하는 사람은 기쁨과 감격으로 외칠 수 있습니다. "나는 물을 부었을 뿐인데, 그 물이 향기로운 술로 바뀌었다" 고.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 하나님이 내 삶을 향기롭게 하셨다. 내 삶을 보람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주셨다" 고 외칠 수 있습니다. 
  이 감격의 외침, 기쁨과 감사의 고백이 그의 모든 수고와 고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알게 합니다. 이 기쁨과 감사가 결국 그를 인생의 승리자로 만들어 줍니다.
  믿음의 순종으로 하나님이 이루시는 기적을 체험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1/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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