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한인 연합감리교회 설교 모음



Metropolitan Koryo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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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484 date : 2015-02-24 03:16:26
NAME :    mkumc
SUBJECT :    광야의 예수
HOME :    http://www.mkumc.org

“광야의 예수” 마가복음 1:9-13  

  오늘은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 사순절은 예수께서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신 40일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사순절이 끝나면서 고난주간이 한 주간 이어진 후에 부활절이 시작됩니다. 
  공관복음서는 예수께서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 받으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태와 누가 복음이 그 내용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마가는 아주 짤막한 말로 이 사실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마가는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신 장면에 이어서 곧바로 시험받으신 사실을 간단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령이 곧 예수를 광야로 몰아내신지라.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는 마가의 보도는 짧지만 아주 흥미롭습니다. 
  그 내용은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에 임한 성령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광야로 몰아내었고 그곳에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는 광야에서 예수는 들짐승과 함께 계셨는데 고독하게 홀로 힘든 시험을 감당하고 있는 예수를 돕기 위해서 천사들이 함께 있었다는 말입니다.

  마가복음은 예수와 사탄 사이의 대화를 수록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마가가 전하는 광야의 예수,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시험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들짐승과 함께 계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들짐승과 사이좋게 지내셨다는 것인지 아니면 무서운 싸움을 하셨다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니 사나운 맹수도 그에게 순종하여 순한 양처럼 변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시험에 들 수밖에 없는 연약한 인간의 삶을 체험하기 위하여 광야로 나간 것이라면 오늘 본문의 내용은 그런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의 광야 체험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나운 짐승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면서 캄캄한 동굴을 빠져 나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귀를 막아도 그 유혹하는 소리를 막을 길이 없고 온 몸을 떨게 만드는 괴로운 부르짖음을 외면할 길이 없으며 무서운 형체로 달려드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서 헛손질을 피할 길이 없는 무시무시한 암흑의 동굴을 빠져 나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시험을 당하는 인간의 모습일 것입니다.

  사람이 살지 못하는 광야, 흙먼지와 돌로 뒤덮인 광야에서 사십일을 지내는 것은 특이한 경험입니다. 광야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살면서 요단강가에서 세례를 주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광야에서 살았던 사실과 예수께서 광야에 잠시 머물렀던 사실은 아주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한은 타락한 세상을 등지고 살기 위하여 광야로 나갔습니다. 요한은 금욕주의자였으며 당시의 세상을 타락한 것으로 여겼고 그것에 물들지 않으려고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성령에 의해 내 몰리시어 광야로 나갔습니다. 예수께서는 세상을 타락했다고 저주하지도 않으셨고 세상을 버리거나 세상을 등지고 살려하신 적이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시 시험을 받으시기 위하여 광야로 내 몰리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연약함을 체험하고 인간이 받는 시험을 직접 경험하기 위하여 광야로 나가신 것입니다. 따라서 광야에 있는 예수의 모습은 시험을 당하는 모든 인간의 모습입니다. 

  우리 인간의 삶이 이러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디선지도 모르게 들려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내면 깊숙이 잠들어 있던 욕망을 흔들어 깨우는 짐승의 소리가 우리를 휩싸며 들려옵니다. 아무리 귀를 막아도 그 유혹의 소리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하여 피 흘리는 전쟁터로 우리를 몰아넣는 소리를 듣습니다. 먹을 것을 얻기 위하여 닥치는 대로 물고 뜯으라고, 먹을 것을 위하여 무슨 짓이든 하라고, ‘돌로 떡을 만들라’고 하는 탐욕스러운 짐승의 속삭임을 외면할 길이 없습니다. 명성을 얻기 위해서 높아지기 위하여 더 높이 오르라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라고, 성전 꼭대기까지 오르라고, 가장 높은 산봉우리 위로 더 높이 올라오라고 속삭이는 간사한 날짐승의 소리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을 잡으라고, 천하가 네 발 아래에 굴복하게 해야만 한다고, 너에게 절하고 허리를 굽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끝없는 지평선을 울리는 맹수의 울부짖음을 외면할 길이 없습니다. 
  ‘욕망의 노예가 되라’고 끝없는 욕망으로 이글거리는 짐승의 소리가 한 인간을 사로잡을 때에 우리는 그 사람이 시험에 들었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쉽게 시험에 빠집니다. 그러나 시험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우리 인간에게는 없습니다. 간사한 짐승의 소리를 피할 길이 인간에게는 없습니다. 아무리 귀를 막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사탄은 우리의 손에 잡히지를 않습니다. 그것은 본래부터 형체가 없는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본래 내 자신 속에 감춰져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싸우려 하면 할수록 힘이 빠지고 지칠 뿐입니다. 아무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광야에 있는 존재와 같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도와줄 사람이 없습니다.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인간은 고독한 존재입니다.   

  홀로인 인간, 고독한 인간을 사탄의 세력에서 보호해줄 수 있는 분은 하나님뿐입니다. 예수께서는 들짐승과 함께 있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와 함께 있었습니다. 천사가 힘을 도왔습니다. 
  사탄의 시험을 이기는 힘은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없이는 인간이 사탄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사탄의 시험에서 인간을 건져내는 힘은 하나님의 능력, 천사의 도움, 성령의 역사, 즉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광야의 예수에게서 우리는 짐승과 함께 있으나 동시에 천사와 함께 있는 인간, 하나님의 아들의 모습을 봅니다. 광야의 예수에게서 우리는 홀로 있으나 동시에 하나님과 함께 있는 인간, 하나님의 아들의 모습을 봅니다. 광야의 예수에게서 우리는 시험을 당하나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인간, 성령으로 시험을 이기신 하나님의 아들을 만납니다. 
  광야의 예수, 그는 곧 예수를 믿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자녀의 영광스러운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들짐승과 함께 있지만 짐승의 먹이가 되지 않고, 광야에 있지만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있습니다.
  욕망을 지닌 자로 살지만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욕망을 다스리는 자유로운 자입니다. 한 치 앞을 못보고 어디로 가야할는지 갈 곳도 길도 알지 못하는 답답하고 외로운 존재이지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자입니다. 시험을 당하나 멸망하지 아니하는 삶, 하나님의 아들의 영광스러운 삶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2/22/15  한영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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