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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
효도의 공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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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의 공식
일전 무순시 조선족양로센터를 찾아간 적이 있다. 조선족노인 80여 명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이들 가운데 혈혈단신 외로운 무연고자는 없고 거의가 자녀를 둔 분들이었다. 이 노인들이 양로센터에 들어온 것은 그 자녀들이 멀리 외국에 나가 있거나 도시에서 장사를 하거나 하여 부모를 돌볼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었다. 로인들 또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되어 오히려 편하다며 이곳 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자식들이 부모를 이곳에 보내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다고 오해를 받거나 지탄을 받기 쉽다. 형식상 부모를 직접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곰곰히 생각해 보면 단순히 형식으로만 보아서 효도다 불효다라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
상기 양로센터의 경우 많은 노인들이 이 곳 생활이 오히려 편하다고 느끼는데 그것은 집에 있을 때보다 자식 뒤치다꺼리를 할 필요가 없고 자식 눈치 볼 일도 없는데다 같은 또래 동료들이 함께 있어 심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식들이 한 주일이 멀다 하고 자주 찾아뵈면서 위로해 드리고 용돈도 챙겨 드리며 외국에 나가 있는 자식들은 전화로나마 종종 친정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단지 여건이 되지 않아 부모를 곁에 모시지 못하는 것 뿐이지 결코 불효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개별적이긴 하지만 부모를 이곳에 보낸 자식들 가운데 거리가 별로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쁘다는 핑게로 자주 찾아뵙지도 않고 용돈도 드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이야말로 불효에 해당이 된다. 적어도 이들은 부모에 대해 효도를 다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역시 개별적이기는 하겠지만 부모와 함께 지내면서도 불효막심한 행위로 부모의 속을 썩이는 자녀들이 있다.
효도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가까이 모신다고 효도요 양로원에 보낸다고 불효요 하는 것은 형이상학적일 뿐이다. 효도가 무엇인가? 효도는 간단하게 말해서(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부모의 속마음까지 헤아려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다. 즉 조석으로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고, 잠자리는 편한지 춥지는 않은지 앓지는 않는지… 세심한 배려를 돌려야 하며 더욱이 홀로 된 부모일 경우 모름지기 외로운 속사정까지 헤아려 드려야 할 것이다.
효도는 대물림한다고 한다. 자신이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들도 그 본을 따르게 되고 자신이 부모에게 불효하면 그 자녀 또한 본을 받아 결국 불효라는 부메랑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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