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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2000 년 미대선 이해 20
 작성자 : 주인
 홈 : 없음

제  목 : 미국 대통령 선거의 이해 20 
날  자 : 2000 년 11 월 17 일 
작성자 : GCI

어제 부시 측은 애초의 원칙대로 자신들은 어떤 재검표 요구도 하지 않겠다고 하므로서
부시 측이 초지일관 주장해 온 현재의 시스템을 준수하고 현재의 시스템에 승복하겠다는 
배짱(?)을 과시했다.

즉, 아이오와, 위스콘신, 오레곤, 뉴멕시코 등 근소한 표 차이로 패배한 주에서
그 주의 지방자치 선거관리 기관의 개표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플로리다 주의 주법에 의해서 의무적으로 하게 되었던 1차 재개표 과정은 
인정하지만, 그 이후 발생하고 있는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수검표 작업은 반대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온 점으로 볼 때 예상되었던 행보이다. 

공화당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지방분권 존중의 정강정책에 비추어서도 예상된 행보이고…

조금 전의 플로리다 주 순회법원 판사도, 그 판사가 민주당원이지만서도, 
플로리다 주법이 워낙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기에 선거 개표 결과의 최종 승인은 
(현재 공화당원인) 주 국무장관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판결했다고 한다. 
앞으로 판결을 하게 될 플로리다 주대법원이나 모든 법정 소송의 최종 판결을 
하게 되는 연방 대법원이 그렇게 법을 원리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기조가 
더 강한 것을 고려할때, 고어 쪽이 부재자 투표에서 이기지 않는다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나는 법률가는 아니므로 믿지는 마라.

부시 진영은 서부의 자존심 강한 텍사스 주의 투박하고도 대국적인 cowboy 기질을 
잘 보여준다.  원칙을 선으로 긋고 양보도 타협도 없이 거기서 결판나는 대로 
따르겠다는 식이니까. 

텍사스 주는 알라스카 주를 빼고는 가장 큰 주이고 미국 역사에서도 유일하게 
독립국가였다가 미국과 합병을 하면서 주로 편입된 경우이다. 

누가 하와이는요? 하는데, 
하와이는 미국에게 정복을 당한 왕국이었지 자발적으로 합병을 한 게 아니었다. 

그런 점 때문에 텍사스는 아주 독특한 기질을 가졌고 남의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생긴 말이 아마 
Don't mess with Texas! 
일 것이다.

텍사스 주도 그 자체가 동서남북으로 지역정서/지역감정이 크게 나뉘는데 
서부 텍사스 사람들은 지금도 미국으로 부터 독립해서 자기들만의 
독립국가를 만들려는 운동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 일은 
텍사스에서만이 아니라 미국 서부에 살다 보면 자주 보고 들을 수 있다. 

고어 측의 경우, 
팜비치에서의 투표 용지 혼란을 문제 삼아 자기들이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그 투표 용지는 민주당원이 만들었고, 또 윌리엄 데일리의 최초 주장과는 달리
그 투표 용지는 완전히 합법적인 투표 용지였다고하니 
정치인들이 처음에 큰소리로 떠드는 것은 일단 크게 믿지 않는 게 좋겠다.

부시 측의 경우, 
플로리다 주의 서북부에서 투표가 끝나기 10 분 전 부터 모든 미국 방송사들이
플로리다 주에서 고어가 출구조사 결과 압도적(?)으로 이겼다는, 사실과 전혀 
다른 엉터리(?)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발표하는 바람에 투표를 포기한 
공화당 지지자가 수천 표 내지는 만 표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팜비치의 투표 용지 문제만 고려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플로리다 주의 서북부는 아주 길쭉하게 서쪽으로 뻗어나와있기 때문에, 
이 서북부 지역 또는 냄비(플로리다 주)의 손잡이 같다고 해서 panhandle 이라고 
불리우는 이 지역은, 동쪽에 위치한 대부분의 플로리다 주 지역과는 달리 
1 시간 느린 중부 지역권의 표준 시간을 사용한다.  그래서 플로리다 주의 
서북부 지역은 대부분의 플로리다 주 지역들 보다 투표 시간이 한 시간 
더 늦게 끝나게 된다.  앞서 글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는 시각이 바로 출/퇴근 시간인데, 바로 한창 투표가 피크에 이르던 
퇴근 시간인 마감 시간 10 분 전에 모든 방송사들이 이미 플로리다 주의 
결과는 고어의 승리라고 해버렸으니…  그날 퇴근 후 투표하기 위해 와서 
줄 서 있던 사람들 중 맥이 풀려 그냥 가버린 사람이 10,000 명은 넘을 거라고 
추산 하더군.  이 플로리다 주의 서북부 지역이 워낙 공화당의 지지가 압도적인
곳인지라…  만약 부시가 플로리다 주에서 진다면 두고두고 방송국들을 미워하겠지.

그런데 미국은 헌법 수정안 1 조 때문에, 방송국이 언제 어떻게 여론조사나 출구조사를 
발표하던지 모든 게 다 방송사의 자유(=자율)이다.  우리나라에서 처럼 정부가 
그런 행위를 금지하거나 처벌할 수가 없다. 

미국 헌법은, 우리나라의 헌법 처럼, " 국가와 공익을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 
라는 예외 규정을 정치적 의사 표현과 언론의 자유 보다 위에 두고 있지는 않다.


date : 2008-10-19 06: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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